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왼쪽)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2차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물 마시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차은택씨가 7일 국회에서 열리고 있는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서 “최순실씨가 김기춘의 연락이 올 것이라고 해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만났다”고 진술했다. 최순실씨의 지시로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났다고 시인한 것이다. 하지만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같은 자리에서 이 사실을 부인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제2차 청문회’에서 박범계 위원(더불어민주당)은 김기춘과 최순실 간의 관계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박 위원은 “김기춘 증인은 처음에는 최순실을 전혀 모른다고 했다가, 최순실을 만난 것은 대통령의 지시라고 했다. 반면 차은택 씨 이야기로는 최순실에 의해 (김기춘에게) 간 것인데 김기춘 증인은 대통령이 지시해서 간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제가 보기엔 최순실이 대통령보다 더 높다. 무엇이 진실이냐. 여전히 최순실을 모르느냐”고 캐물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최순실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차씨를 만난 것은 대통령의 지시라는 것이다. 김 전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차은택을 만나보고 문화융성에 대한 의지와 이런 걸 좀 알아서 보고하라 그래서 직접 연락해서 오라고 해 만났다”며 “차은택을 10분간 (만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영철 위원(새누리당)이 다시 한 번 차은택에게 “김기춘을 만났냐”고 묻자 차씨는 “최순실씨가 김기춘 연락이 올 거라고 했다”고 말했다. 황 위원은 “최순실이 대통령에게 말해 비서실장을 만나게 했다면 최순실이 권력 1인자 아니냐”며 비판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