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피시 존재 방송보도 보고 알아
내 책상에서 나왔다는 얘기 사실 아냐
대통령이 사용한 빌로밀로 가방 30~40개”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2차 청문회에 앞서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가 국회에 도착해 청문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영태씨가 7일 열린 국회 국정조사특위 2차 청문회에서 “태블릿 피시의 존재는 방송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 내 책상에서 나왔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고씨는 이날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제2차 청문회’에서 “처음 (태블릿 피시에 대한) JTBC 방송을 듣고 독일 현지의 쓰레기통을 뒤졌다고 해서 처음에는 정유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고씨는 태블릿 피시가 정씨의 것이라고 생각한 이유에 대해 “최씨가 컴퓨터와 카톡을 사용하는 것은 몇 번 보았지만, 태블릿 같은 것은 사용을 못 하는 사람으로 저는 알고 있다. 정유라는 어려서 태블릿 피시를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고씨는 정유라씨에게 “가방을 전달해 주면서 승마장에 데려다준 적 있다”며 직접 만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고씨는 태블릿 피시를 언론에 넘긴 것이 고씨라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처음 방송 듣고 독일 현지 쓰레기통을 뒤졌다고 들어서 저는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 이후 제 책상에서 나왔다 자꾸 그런 말로 바뀌어 가는데, 저분(최순실)은 직접 (태블릿 피시에 셀카) 사진까지 찍어놓고 왜 나한테 넘기는지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태블릿 피시가 고영태의 책상에서 나왔다는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고씨는 최순실과 대통령의 긴밀한 관계에 대해 알게 된 것은 고씨가 제작한 빌로밀로 가방 등의 제품을 청와대 비서관 등에게 넘기면서부터였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가방을 다른 분에게 선물해주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기사를 보고 (대통령이 직접 사용한 것을) 알았다”며 “(제품을 넘겼던) 처음엔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를 몰랐지만, 나중에 옷을 선택한다든지 이영선 비서(전 청와대 행정관) 등이 (최씨와) 동행하는 것을 봤을 때 알았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이 고씨의 가방을 사용한 것은 “서류가방까지 하면 30~40개가 된다”고 덧붙였다.
고씨는 “최순실의 지시로 (대통령의) 옷도 만들었다”고 밝혔다. 반년 정도 가방만 제작하다가 옷과 함께 코디하기 힘들어지는 등의 문제가 생기면서 옷까지 제작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정확히 세보지는 않았지만 한 100벌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통령과 친분이 돈독한 최씨와 2014년 말 다툰 뒤 보복이 두렵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그때는 제가 운동을 해선지 욱하는 게 있어서… 싸우고 나서 후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