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영어에 ‘올인’
“기숙사 청소 아줌마까지 영어 사용자로”
“우리 대학은 기숙사 청소하는 아줌마도 영어를 쓰는 필리핀 등 지역 사람을 쓰기로 했습니다.”
서강대 손병두 총장은 최근 취임 100일 기자회견장에서 새로운 영어 교육 계획을 꺼내놓았다. 새로 짓는 제2기숙사 청소인력까지 영어 사용자를 뽑는다는 것이다. 서강대는 새 기숙사에 영미권 유학생들을 많이 받아들여 아예 기숙사 학생들이 영어를 안 쓰면 생활하지 못하게 만들 계획이다.
대학들의 영어화·국제화 바람이 실로 치열하다. 최근 들어 극심한 취업난까지 더해지면서 온 대학 캠퍼스가 커다란 영어학원처럼 바뀌고 있다.
서강대 신축 기숙사 영어 상용화
연대 ‘언더우드학부’ 영어만 사용
캠퍼스 거대한 영어학원화
학생들 “지나치다” 의견속
“긴장감 유도” 긍정 반응도 서강대는 2006학년도 1학기부터 새로 임용되는 교수들은 반드시 1과목 이상은 영어 전용 강의를 하도록 정했다. 또한 최근 몇년 사이 대학들에 유행처럼 퍼진 영어 졸업인증제를 크게 강화해 도입하기로 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인문사회 계열은 토익 점수 900점, 자연 계열은 800점 이상을 받아야 졸업할 수 있게 된다. 연세대는 지난 9월 ‘미국 대학을 한국에 그대로 옮겨놓는다’는 개념으로 언더우드 학부를 출범시켰다. 언더우드 학부는 기존 국제학부처럼 국제학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학, 정치학 등 개별 전공을 100% 영어로만 진행한다. 연세대는 장기적으로 캠퍼스 전체를 영어 상용 가능 지역으로 바꾼다는 구상이다. 한양대도 2001학년도부터 단과대별로 600~900점의 기준 토익 점수 이상을 받아야 졸업장을 주는 영어 졸업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에 걸려 올해 8월 졸업자 가운데 25명이 졸업장 대신 수료증을 받아야 했다. 토익 시험이 ‘요령 위주’라는 지적이 많아지면서 자체 영어평가를 도입한 대학도 있다. 숙명여대는 말하기와 쓰기 능력 시험을 포함한 자체 영어시험 ‘메이트’(MATE)를 통과하지 못하면 졸업장을 주지 않는다. 아무리 영어가 중요하다고 해도 도를 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만만찮으나, 학생들은 예전과는 달리 ‘영어는 필수’라는 명제 자체에 대해 쉽게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오히려 의무적인 강제규정이 영어를 공부하게 만들어 준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학생들도 있다. 한 서강대생은 학교 인터넷사이트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토익 900점 이상을 받아야 졸업을 시켜주겠다는 학교 쪽의 생각은 학생들에게 긴장감을 넣어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하고, “졸업인증제 이전에 외국인 교수 비율을 높이고, 교환학생도 늘리는 등 영어 공부를 할 분위기를 먼저 조성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양대 ㅎ아무개(29)씨는 “토익점수를 요구하는 것만으로 학생들의 영어가 늘겠냐”고 반문하고,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지만 그렇게라도 해서 영어 공부를 시키려는 현실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서강대 ㅇ아무개(24)씨는 “현실적으로 한국인이 다니는 한국 대학에서 캠퍼스 전체가 영어를 상용하는 것 자체가 가능한 일인지 의문스럽다”며 “영어 교육을 강화한다는 것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연대 ‘언더우드학부’ 영어만 사용
캠퍼스 거대한 영어학원화
학생들 “지나치다” 의견속
“긴장감 유도” 긍정 반응도 서강대는 2006학년도 1학기부터 새로 임용되는 교수들은 반드시 1과목 이상은 영어 전용 강의를 하도록 정했다. 또한 최근 몇년 사이 대학들에 유행처럼 퍼진 영어 졸업인증제를 크게 강화해 도입하기로 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인문사회 계열은 토익 점수 900점, 자연 계열은 800점 이상을 받아야 졸업할 수 있게 된다. 연세대는 지난 9월 ‘미국 대학을 한국에 그대로 옮겨놓는다’는 개념으로 언더우드 학부를 출범시켰다. 언더우드 학부는 기존 국제학부처럼 국제학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학, 정치학 등 개별 전공을 100% 영어로만 진행한다. 연세대는 장기적으로 캠퍼스 전체를 영어 상용 가능 지역으로 바꾼다는 구상이다. 한양대도 2001학년도부터 단과대별로 600~900점의 기준 토익 점수 이상을 받아야 졸업장을 주는 영어 졸업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에 걸려 올해 8월 졸업자 가운데 25명이 졸업장 대신 수료증을 받아야 했다. 토익 시험이 ‘요령 위주’라는 지적이 많아지면서 자체 영어평가를 도입한 대학도 있다. 숙명여대는 말하기와 쓰기 능력 시험을 포함한 자체 영어시험 ‘메이트’(MATE)를 통과하지 못하면 졸업장을 주지 않는다. 아무리 영어가 중요하다고 해도 도를 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만만찮으나, 학생들은 예전과는 달리 ‘영어는 필수’라는 명제 자체에 대해 쉽게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오히려 의무적인 강제규정이 영어를 공부하게 만들어 준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학생들도 있다. 한 서강대생은 학교 인터넷사이트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토익 900점 이상을 받아야 졸업을 시켜주겠다는 학교 쪽의 생각은 학생들에게 긴장감을 넣어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하고, “졸업인증제 이전에 외국인 교수 비율을 높이고, 교환학생도 늘리는 등 영어 공부를 할 분위기를 먼저 조성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양대 ㅎ아무개(29)씨는 “토익점수를 요구하는 것만으로 학생들의 영어가 늘겠냐”고 반문하고,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지만 그렇게라도 해서 영어 공부를 시키려는 현실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서강대 ㅇ아무개(24)씨는 “현실적으로 한국인이 다니는 한국 대학에서 캠퍼스 전체가 영어를 상용하는 것 자체가 가능한 일인지 의문스럽다”며 “영어 교육을 강화한다는 것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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