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이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서 최순실씨 딸 정유라의 부정입학과 관련해 교육부 감사관(맨 뒷줄)들과 대질신문을 받고 있다. 오른쪽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최순실씨가 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으로부터 케이(K)스포츠재단 인사 추천을 받았으며, 김 전 학장을 가리켜 “영혼이 굉장히 맑은 분, 제가 좋아하는 분”이라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 전 학장은 최씨 딸 정유라씨의 이대 입학 특혜의 핵심 인물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씨와 김 전 학장이 단순 학부모-교수 사이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헌영 케이스포츠재단 과장은 지난 28일 밤 <한겨레TV>의 시사탐사쇼 ‘김어준의 파파이스’ 녹화장에 나와 “지난 4~5월께 최순실씨한테 연락을 받고 나가 한 호텔에서 김경숙 전 학장과 함께 (셋이) 만난 적 있다”며 “최씨가 김 전 학장으로부터 재단 본부장급 인사를 추천받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씨는 “(최씨는 김 전 학장에 대해) 영혼이 굉장히 맑으신 분이다. 자기가 굉장히 좋아하는 분이라고 얘기했다“며 “(최씨는) 저한테도 늘상 사람은 영혼이 맑아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국조특위 제4차 청문회에서 김 전 학장이 “2015년 9월에 최순실씨를 알게 됐다”며 ‘최씨를 단순 학부모로서 알고 지냈을 뿐’이라는 취지로 증언한 데 대해서도 “‘왜 이렇게 거짓말을 하시지?’라는 생각을 했다. 제가 손들고 ‘이분 위증하는 겁니다’라고 얘기할 수도 없고….”라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케이스포츠재단에 보낸 ‘학교생활체육활성화 티에프(TF) 구성’ 공문도 공개했다. 이 공문엔 김 전 학장이 ‘티에프팀 팀장’으로 표기돼 있었다. 김 전 학장은 같은 달 문체부로부터 6000만원짜리 ‘케이(K)-스포츠클럽 운영 개선방안 연구’ 용역을 따내기도 했다. 김 전 학장은 지난 8월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는데, “지역 케이스포츠클럽 운영 개선을 지원할 수 있는 거점 케이스포츠클럽이 필요하다. 5개 권역에 거점 체육시설을 설립하는 게 최적안”이라며 케이스포츠재단의 기획안과 흡사한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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