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최소 한달? 정유라 송환 왜 오래 걸리나

등록 2017-01-04 12:13수정 2017-01-04 15:31

한국 정부의 송환(인도) 요구 받은 뒤
덴마크 검찰이 검토하는 데만 2~3주
덴마크 쪽 “아직 송환 요구 받지 못해”
송환 결정나더라도 정씨가 불복하면 장기화
정유라 씨가 정식 송환 절차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오려면 최소 2~3주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 올보르 지방법원은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각 기준) 한국 정부가 범죄인 인도청구를 통한 송환 절차를 진행할 것에 대비해 오는 30일까지 정씨를 구금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불법체류 혐의로 3일간 억류가 가능했으나, 한국 쪽의 송환 요청이 예상되면서 4주로 기간을 늘린 것이다. 정씨 쪽은 억류가 부당하다며 고등법원에 항소를 제출했지만, 3일 덴마크 서부고등법원이 기각하면서 정씨는 30일까지 덴마크 구치소에서 지내게 됐다.

정유라가 덴마크 현지 법정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길바닥저널리스트 제공 영상 갈무리.
정유라가 덴마크 현지 법정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길바닥저널리스트 제공 영상 갈무리.
■ 왜 송환에 한달 걸리나

하지만 정씨의 송환까지는 한달 가까운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덴마크 현행 법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법무부에서 먼저 송환 요청서를 보내면, 덴마크 검찰이 기재된 내용을 확인한 뒤 덴마크 송환 관련법에 따른 요건에 부합하는지 검토하는 데 시일이 걸린다. 덴마크 검찰은 “한국 쪽 공식 송환 요청서를 받은 뒤 2~3주(a few weeks)는 걸린다”며 “가능한 한 효과적으로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덴마크 검찰은 아직까지 우리 정부 쪽의 공식적인 송환요청서를 아직 받지 못한 상태다. 앞서 2일 한국 외교부가 긴급 인도구속청구서 사본을 외교채널을 통해 덴마크 외교부와 법무부에 전달한 바 있으나, 어디까지나 정씨를 억류하기 위한 긴급 조치일 뿐 최종적인 인도 여부는 한국 정부의 공식 송환 요청서를 통해 결정된다.

우리 쪽에서 공식 송환 요청서를 작성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한국 검찰이 인도 청구서와 사건 당사자의 혐의를 설명한 첨부 자료를 작성해 법무부 국제형사과에 보내면, 국제형사과는 심의 후 외교부에 송부하고, 외교부가 덴마크의 외무부에 전달한다. 덴마크 외무부는 자국 법무부에 보내 범죄인 인도청구를 심의한 뒤 현지 검찰에게 결정 사항을 하달하면 검찰이 법원에 구속영장을 발부받게 된다. 일반적으로는 유럽국가에서 국내로 범죄인을 송환하는 데 짧게는 한달, 길게는 2~3개월 정도 소요된다.

송환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정씨가 송환을 거부할 경우엔 덴마크 지방법원과 고등법원을 통해 항소를 이어갈 수 있다.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결국 자진 귀국이 가장 빠른 답인 셈이다.

■ 불법체류 강제 추방에도 시간 걸려

당초 불법체류 혐의로 덴마크 정부가 강제추방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으나, 역시 빠르게 진행되기는 어렵다. 정씨는 덴마크 법원에서 열린 예비심리에서 2018년까지 EU 통행이 가능한 비자를 가지고 있으므로 불법체류가 아니라고 주장한 바 있다.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가 1일 (현지시각) 덴마크 올보르시에서 현지 경찰에서 체포되고 있다. <제이티비시> 화면 갈무리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가 1일 (현지시각) 덴마크 올보르시에서 현지 경찰에서 체포되고 있다. <제이티비시> 화면 갈무리
지금까지 정씨의 여권은 무효화되지 않은 상태였다.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사자가 명령서를 받아야 통상 14일 안에 여권이 무효화된다. 이번 정씨의 사례처럼 당사자가 도피 등으로 받지 못할 경우 재송부를 거쳐 외교부 누리집에 14일간 공시한 뒤 직권무효 조처를 취한다. 외교부는 지난달 22일 정유라의 서울 소재지로 여권 반납 명령서를 전달하고,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일주일만에 직권무효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정씨의 소재지가 드러나며 덴마크에 있는 정씨에게 직접 여권 반납 명령서를 전달했기 때문에, 1월 10일께엔 여권이 효력을 잃게 된다.

여권이 무효화한다고 해서 정씨의 비자까지 취소되지는 않는다. 곧바로 불법체류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특검팀은 독일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비자를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여권을 무효화할 경우 정씨가 받을 심리적 압박감은 커질 것이라는 평가다. 독일 현지 검찰이 정씨의 돈 세탁 혐의 수사를 진행중인 점도 압박이다.

■ 자진 귀국이 가장 빠르지만…

가장 빠른 방법은 자진 귀국이다. 정씨가 원하면 즉시 한국 입국이 가능하다. 정씨는 “병원이든 어디든 아이와 함께 있을 수만 있다면 자진 귀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즉 구속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특검 조사를 받겠다는 것이다.

반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범죄 혐의자와의 협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정씨가 덴마크에서 송환요청 불응을 이어간다고 해도 아들과는 계속 떨어져 있게 된다.

문제는 시기다. 정씨가 덴마크 법원 소송까지 이어갈 경우, 최장 3월말까지(연장 불가시 2월말)인 특검 기간 내에 귀국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