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성폭력 수사·재판과정에 기여한 디딤돌·걸림돌 선정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인한 사건을 추적해 18년만에 범인을 검거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광역1팀을 비롯한 6개 기관이 2016년도 성폭력 수사·재판과정에서 인권보장에 기여한 ‘디딤돌’로 선정됐다. 7개 기관은 피해자 권리를 침해한 ‘걸림돌’로 뽑혔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는 ‘2016년도 성폭력 수사·재판과정에서의 인권보장을 위한 시민감시단 디딤돌·걸림돌’을 선정해 11일 발표했다.
디딤돌 선정자로는 ‘몰카’로 협박받은 피해자를 신속하게 조사한 뒤 이틀 만에 가해자를 체포한 △여주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의 안병위 팀장, 지적장애가 있지만 정신장애 등급이 없는 성폭행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소견을 요청하는 등 수사에 대한 적극성을 보인 익산경찰서의 백우현 수사관, 직장내 성폭행 피해자들과 관련한 증거를 신속히 확보해 가해자의 거짓 진술을 무력하게 만든 청주 청원경찰서의 최영식 수사관, 18년 전 강간살인사건 가해자가 남긴 디엔에이(DNA)를 추적해 범인을 검거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광역1팀(오창근 경감, 김응희 경감, 박정훈 경위, 곽동규 경위, 박충호 경위, 최광몰 경장), 운동부 코치한테 성폭력 피해를 당한 피해자가 4년 뒤 신고했음에도 가해자가 중형을 선고받을 수 있도록 추가 수사를 진행한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의 강현욱 검사, 검찰이 무혐의 처분하고 항고도 기각한 성폭행 사건을 피해자 입장에서 항거불능상태와 기타 증거를 고려해 공소제기 명령 판결을 내린 부산고등법원 제1형사부(김주호 재판장, 이혁 판사, 권순향 판사) 등 6개 수사·재판 기관(팀)이 선정됐다.
걸림돌 선정자로는 성폭력 사건 재판 도중에 “성경험 없는 여성이 금방 오케이하면서 모텔에 쉽게 가지는 않는다. 여성이 술을 마시고 성관계를 맺는 게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본다”는 발언을 한 서울서부지방법원 성폭력전담재판부 이성구 판사 등 7개 기관이 꼽혔다. △부산지방검찰청 성기범 검사 △부산지방법원 형사6부 유창훈 판사 △부산지방법원 엄성환 판사 △부산지방법원 형사3부(박석근 재판장, 이환기 판사, 김유성 판사)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형사1부(김병철 재판장, 장현석 판사, 구준모 판사)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형사1부(엄상섭 재판장, 류봉근 판사, 이호연 판사)가 걸림돌 명단에 올랐다. 주최 쪽은 성폭력 사건 보도에서 증명할 수 없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심경을 넣는 등 사회적 편견이 들어간 기사를 작성했다며 시비에스() 박기묵 기자를 ‘특별걸림돌’로 선정하기도 했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는 17일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서울여성프라자에서 디딤돌 선정자에 대한 시상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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