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펀딩 누리집 텀블벅에서 ‘헌법 배지’를 후원받고 있다. 텀블벅 사진 갈무리.
매주 이어지는 촛불의 불씨를 일상에서도 꺼트리지 말자는 취지로 ‘촛불’, ‘헌법’, ‘투표’ 등의 메시지가 담긴 배지를 만들어 달고 다니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16일 크라우드펀딩 누리집 ‘텀블벅’에는 헌법 조항이 새겨진 책자나 투표지를 본뜬 배지를 제작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후원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프로젝트명 ‘노느니 투표하자’는 “촛불 이후 우리의 의사는 투표가 되어야 한다”며 ‘투표 배지’를 만들겠다고 지난해 12월27일 내놨다. ‘유권자’, ‘나, 표있다’, ‘지켜보고 있다’ 세 종류의 배지를 만드는 게 목표다. 목표금액 150만원에 현재 약 58만원 모였다. 3주 안에 목표금액만큼 후원을 받으면, 배지가 제작된다. 배지는 일정 금액 이상 후원자에게 배송된다.
크라우드펀딩 누리집 텀블벅에서 후원받고 있는 ‘투표 배지’
배지 제작 회사 판도라피아도 헌법 1조 1항(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과 1조 2항(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을 각각 새겨넣은 배지를 제작하겠다며 후원을 요청했다. 후원 기간이 19일 남았는데 이미 목표액 50만원을 10% 초과 달성했다.
지난해 10월말부터 시작된 촛불정국에서의 배지 열풍은 ‘촛불 배지’로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12월2일 창작자 김연씨는 “생업 때문에 촛불을 들고 매번 집회에 참석할 수 없어서 촛불 배지라도 만들어서 달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촛불 배지 제작 프로젝트’를 내걸었다. 목표액 40만원이었지만 한달 만에 1000만원 넘는 돈이 모였다. ‘촛불배지’를 받은 한 후원자는 “눈에 잘 보이는 데 달아 볼 때마다 마음가짐을 바로 하겠다”는 댓글을 남겼다. 판도라피아 조강래 대표는 “공동체의 약속이 무너지니 다시 본원적인 가치를 찾고 싶다는 열망 때문에 몇백만명이 거리에 나온 것 같다”며 “젊은 세대들은 이런 생각을 배지로 달아 표출하는 데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