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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인터뷰] ‘박근핵닷컴’ 개발자 “요즘은 특검 연장 청원 많아요”

등록 2017-02-05 18:19수정 2017-02-05 21:52

촛불 100일…탄핵 청원메시지 90만건 받은 누리집 만든
강윤모 피스컬노트 한국 지사장
5일 현재 박근핵닷컴(parkgeunhack.com) 누리집 갈무리
5일 현재 박근핵닷컴(parkgeunhack.com) 누리집 갈무리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시민들이 지역구 의원들에게 대통령 탄핵 관련 의견을 전할 순 없을까?’

2016년 10월29일 1차 촛불집회가 시작됐을 때 아이티(IT) 스타트업 피스컬노트의 강윤모 한국 지사장은 스마트폰으로 시위 중계를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곧장 다른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3명을 모아 ‘인터넷 광장’ 개발에 착수했다. 특별한 섭외 기준은 없었다. “페이스북으로 집회 생중계를 함께 보던 ‘페친’ 중에 개발자 2명이 있어서 ‘같이 하자’고 연락했습니다.” 박근핵닷컴에 강씨와 함께 로빈, 알렉스, 제인이라는 이름으로 올라와있는 이들은 모두 아이티 스타트업에서 근무 중이지만 자세한 소속이나 신분을 밝히긴 꺼려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청원 누리집 ‘박근핵닷컴’을 처음 제안하고 기획한 아이티(IT) 스타트업 피스컬노트의 강윤모 한국 지사장. 사진 강윤모씨 제공
박근혜 대통령 탄핵 청원 누리집 ‘박근핵닷컴’을 처음 제안하고 기획한 아이티(IT) 스타트업 피스컬노트의 강윤모 한국 지사장. 사진 강윤모씨 제공
한달이 조금 지난 12월1일, ‘박근핵닷컴’이 등장했다. 대통령 탄핵에 관한 의견을 국회의원에게 청원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이 누리집은 공개되자마자 큰 화제를 모았다. 이튿날 실시간검색어 1위에 올랐다. 누리집은 쉽고 직관적이었다. 92만건이 넘는 청원메시지가 ‘박근핵닷컴’을 통해 국회의원들의 전자우편함으로 날아갔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이 5만8000여건으로 가장 많은 청원메시지를 받았다. 의원들은 실제로 큰 압박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어쩌면 탄핵 가결의 1등 공신일지도 모른다. 국회의원들이 “청원을 보내준 분들과의 직접 소통을 원한다”며 ‘박근핵닷컴’팀에 알려와, 현재 누리집엔 18건의 의원들 답변 전문도 게재돼 있다. 구글이 발표한 ‘2016년 한국의 뉴스·사회 분야 인기 검색어’에서 ‘박근핵닷컴’은 1위 ‘지진’ 2위 ‘알파고’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초기엔 사비로 서버 비용을 감당했다. 사람이 몰리면서 서버 비용이 폭증해 온라인 결제 서비스 페이팔과 개인계좌로 후원을 받았다. 예상보다 너무 많은 7000여만원이 모여 페이팔로 받은 4000만원은 나중에 되돌려줘야 할 정도였다. 강씨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올렸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돈을 보낼지 몰랐다. 정말 많은 분들이 탄핵을 진심으로 원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탄핵안 가결 뒤 서비스 개편을 바라는 이용자들의 제안이 쏟아졌다. 헌법재판소나 특검을 응원하는 서비스,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 등이다. ‘박근핵닷컴’팀은 헌재의 탄핵 결정을 지켜보며 서비스 운영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핵닷컴’팀은 ‘님들은 독립군입니다, 님들의 수고가 촛불시위의 화룡정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라는 어느 시민의 메시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여전히 ‘박근핵닷컴’엔 ‘특검 연장’ 등의 청원메시지가 올라오고 있다. 국회의원들 전자우편함에도 쌓이고 있을 것이다.

강씨는 2014년 지방선거 때 후보 정보를 알려주는 ‘우리동네후보’라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 “사람들은 정치에 관심없다”며 지인들은 말렸다. ‘박근핵닷컴’으로 다시 한 번 시민들의 정치에 대한 열기를 확인한 그는 더이상 지인들의 말을 믿지 않는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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