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2017학년도 입학식’이 열렸다. 사진 서울대 제공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에서 서울대인들이 부끄러운 모습으로 더 많이 회자됩니다.”
성낙인 서울대학교 총장이 신입생들에게 “‘서울대'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우라”고 당부했다.
성 총장은 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7학년도 입학식’에 참석해 “최근 서울대인들은 부끄러운 모습으로 더 많이 회자된다. ‘서울대’라는 단어를 머리에서 지우지 못한 서울대인들이 많았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서울대 동문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은 모두 서울대 출신이다.
성 총장은 입학식 식사에서 “‘서울대학교’라는 이름에 도취하면 오만과 특권의식이 생기기 쉽다”면서 “‘(서울대 출신에게)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이 주어지는 것이 당연하다’라는 생각이 생기면, 출세를 위해 편법을 동원하고도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은근히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다”고 말했다. 성 총장은 이어 “상대방의 의견에도 중요하고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귀를 기울이라”며 “남의 의견을 경청할 줄 모르는 리더는 모든 이를 불행하게 한다. 모든 이에게 예의를 갖추라”고 주문했다.
앞서 지난 1월, 서울대 재학생·졸업생들은 학내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를 통해 ‘부끄러운 동문상’을 뽑았다. 2016년 최악의 동문상 1위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뽑혔고,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과 조윤선 전 장관이 뒤를 이었다. 대한민국 헌정사에 해악을 끼친 인물을 선정하는 ‘멍에의 전당’에는 김기춘 전 실장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1위에 올랐다.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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