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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아현포차’ 철거로 터전 잃은 할머니 위해…음악인들이 뭉친 까닭은?

등록 2017-03-08 17:33수정 2017-03-09 15:34

지난해 강제철거된 아현 포장마차 거리에서 ‘작은 거인’ 포차를 운영했던 조용분(73)씨. 사진/황경하 ‘자립음악생산조합’ 운영위원 제공
지난해 강제철거된 아현 포장마차 거리에서 ‘작은 거인’ 포차를 운영했던 조용분(73)씨. 사진/황경하 ‘자립음악생산조합’ 운영위원 제공
지난해 8월18일 새벽, 서울 마포구의 명물 ‘아현 포장마차’가 강제 철거됐다.

구청 관계자와 용역들은 철거를 막기 위해 전날 밤부터 포차 안에서 버티고 있는 상인과 시민들을 끌어내고 점포 안에 있던 냉장고 등 집기를 빼낸 뒤, 포크레인으로 포차를 차례로 부쉈다. 재개발로 들어선 새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에 밀려 30여년 동안 퇴근길 서민들의 시름을 달래주던 아현포차는 순식간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아현포차 거리에서 ‘작은 거인’ 간판을 내걸고 30년 간 장사를 해온 조용분(73)씨도 하루아침에 생계터전을 잃었다. 쫓겨난 상인들을 지키고 싶었던 다양한 이들의 도움으로 조씨는 마포구 공덕역 인근 경의선 공유지에 임시로 다시 포차를 열었다.

쫓겨난 아현포차 상인들을 지키고 싶었던 다양한 이들의 도움으로 조용분씨는 마포구 공덕역 인근 경의선 공유지에 임시로 다시 포차를 차렸다. 사진/황경하 ‘자립음악생산조합’ 운영위원 제공
쫓겨난 아현포차 상인들을 지키고 싶었던 다양한 이들의 도움으로 조용분씨는 마포구 공덕역 인근 경의선 공유지에 임시로 다시 포차를 차렸다. 사진/황경하 ‘자립음악생산조합’ 운영위원 제공

아현동 재개발 지역에 사는 조씨는 이번엔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놓였다. 기초생활 수급자인 조씨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위한 임대주택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갖췄지만, 입주하려면 400만원가량의 분담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조씨는 “기초생활 수급금을 모아서 비용을 마련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조씨의 사정을 알게 된 음악인들이 나섰다. 조씨의 입주분담금을 마련하기 위해 공연을 열기로 했다. 소규모 음악가들의 생활협동조합이자 공동체인 ‘자립음악생산조합’과 살롱바다비 기획자 등이 아이디어를 냈다.

황경하 자립음악생산조합 운영위원은 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우연히 작은 거인에 갔다가 조용분 할머니 사연을 알게 됐다”면서 “현재 할머니가 생활을 제대로 못 하고 계시고 집에서도 쫓겨날 상황인데, 음악 기획자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레코드 폐허 공연을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연 수입금을 비롯해 쫓겨나는 이웃들을 위한 음악인 옴니버스 앨범 <젠트리피케이션>을 카세트테이프로 제작해 판매 수익금을 조씨의 이주 재정착비용으로 후원할 예정이다.

오는 25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요기가 널판에서 열리는 ‘레코드 폐허’ 공연엔 곱창전골·빅베이비드라이버 트리오·야마가타트윅스터·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마퉸한·김오키 뻐킹매드니스·유기농맥주·실리카겔 등이 출연한다. 다음 날인 26일 채널1969에서 열리는 공연에는 회기동 단편선·여유·황푸하·곽푸른하늘·모던가야그머 정민아·김동산·김해원·김목인씨가 무대에 오른다. 공연 입장료는 모두 만원이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사진 ‘자립음악생산조합’ 황경하 운영위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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