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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엘리베이터 왜 고장 잦나 했더니…몰래 중고부품 교체

등록 2017-04-25 17:52수정 2017-04-25 20:31

중고 부품으로 승강기를 수리한 뒤 새 부품 가격을 청구해 받아낸 수리업체가 경찰에 고소당했다. 승강기 고장이 잦은 점을 이상하게 여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사무소와 함께 일일이 부품의 제조연도를 확인해 수리업체의 ‘꼼수’를 적발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종로구 ㅁ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승강기 수리업체를 사기 혐의로 고소해 수사중이라고 25일 밝혔다. 경찰과 입주자대표회의 설명을 종합하면, 입주자대표회의 쪽은 수리를 해도 승강기 고장이 잦은 점을 수상하게 여겨 관리사무소와 함께 지난해 12월 부품 교체 내역을 일일이 점검했다. 수리업체는 이 아파트와 계약한 2012년 4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아파트에 설치된 승강기 25대 가운데 21대에 대해 22차례에 걸쳐 ‘메인 인버터’ 부품을 갈아끼웠다. 메인 인버터는 승강기의 두뇌 구실을 하는 제어반에서도 핵심 부품으로 단가가 500만원 안팎이다.

계약상 업체 쪽은 부품을 정품(신제품)으로 교체해야 했다. 그러나 업체 쪽은 22건 중 13건에 대해 몰래 중고 부품을 사용하고는 신제품 가격을 청구했다. 입주자대표회의 승인을 거쳐 중고품으로 교체한 게 4건, 정상적으로 신제품으로 교체한 것은 3건에 불과했다. 2건은 중고부품인지 새부품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업체가 아파트 쪽 몰래 교체한 중고 부품은 짧게는 3년, 길게는 16년된 부품이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부품 겉면에 붙은 스티커에 적힌 제조연도를 확인해서 이 사실을 알아냈다. 업체는 4년 동안 약 6500만원을 부당하게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입주자대표회의의 한 간부는 “주민들은 수리업체를 믿고 일을 맡긴 건데, 업체는 주민들이 잘 모른다는 점을 악용해 부당하게 돈을 타냈다”며 “다른 아파트들도 속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수리업체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직원들이 응급 조처를 하다가 중고품으로 교체한 적이 있다”며 “착오를 시인하고 변상하기로 했는데 형사고소까지 당하게 됐다. 더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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