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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투표 독려 문구, ‘적폐’는 되고 ‘촛불’은 안돼

등록 2017-05-02 15:49수정 2017-05-02 21:44

선관위 기준 논란
“적폐, 일반적 가치 표현…촛불, 특정 정당에 유리” 해석
2일 서울 종로구 흥사단 건물 앞에 ‘촛불이 앞당긴 선거, 투표참여로 꽃피우자!’라고 적힌 투표 독려 펼침막이 걸려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2일 서울 종로구 흥사단 건물 앞에 ‘촛불이 앞당긴 선거, 투표참여로 꽃피우자!’라고 적힌 투표 독려 펼침막이 걸려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투표 독려 활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 독려 문구로 ‘촛불’은 안 되고 ‘적폐’는 가능하다는 해석을 내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는 ‘촛불이 만든 대선! 미래를 위해 꼭 투표합시다!’라는 펼침막을 제작했지만 내걸지 못했다.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촛불’이라는 단어가 특정 정당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답변을 받았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공직선거법 58조의 2(‘누구든지 투표 권유를 할 수 있지만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을 포함하여 하는 경우는 제외한다’)를 이유로 들었다. 반면 대전시선관위는 같은 단체가 만든 ‘투표로 70년 적폐 청산! 투표로 새 나라!’라는 펼침막은 허용했다. 선관위는 “70년 적폐 청산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현재까지의 기득권·적폐를 아우르는 표현으로, 특정할 수 없는 사회의 일반적 가치 표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흥사단이 서울 종로구에 있는 건물 앞에 내건 ‘촛불이 앞당긴 선거, 투표참여로 꽃피우자!’ 펼침막도 같은 이유로 철거될 처지에 놓였다. 2일 서울시선관위 관계자는 “단체 쪽에서 사전에 질의하지 않아 알지 못했다. 조처하겠다”고 말했다. 김전승 흥사단 사무총장은 “촛불에 특정 정당의 의미를 부여하는 게 오히려 선관위인 것 같다”며 “관련해 공문이 온다면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중앙선관위 쪽은 “‘촛불’이 들어갔다고 무조건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함의를 담아 쓰는 ‘촛불’을 금지한 것이다. 전체적인 내용과 표현 방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해명했다.

선관위의 ‘삼엄한 감시’ 속에서도 투표 독려 활동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투표 청춘’을 의미하는 투표 독려 프로젝트팀 ‘ㅌㅍㅊㅊ’은 지난 3월부터 서울과 부산의 번화가에서 청년 유권자들을 만났다. 20대의 고민이 무엇인지 설문조사하고, 조사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직접 제작한 투표 도장 배지를 나눠줬다. 기획자인 김윤주(26)씨는 “생애 첫 투표에 참여한 사람이 중장년층이 돼서도 투표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청년들의 투표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프로젝트 기획 취지를 밝혔다.

성균관대학교 학생모임인 ‘대학생 투표 독려를 위한 성균인 행동’은 ‘열심히 시험공부 하는 그대도 충분히 멋지지만, 대선 투표에 참여할 그대는 더 멋져요’, ‘도장 쾅! 찍고 놀러 가요’ 등의 내용을 적은 포스트잇을 강의실 책상에 붙이는 등 투표독려 운동을 벌이고 있다.

온라인에선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와 고양이, 어린이 등을 그린 투표 독려 포스터가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지난 촛불집회 때 경찰 버스에 붙일 꽃 스티커를 제작해 화제를 모았던 미술가 이강훈(45)씨는 1일 투표 독려 포스터를 제작해 무료로 배포했다. 이씨는 페이스북에 “유권자들이 소신껏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평화를 향한 선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수지 박수진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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