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들이 지난 2월24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성낙인 총장의 축사 중 시흥캠퍼스 중단 등으로 요구하는 펼침막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성낙인 서울대 총장이 시흥캠퍼스 철회와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며 본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학생들을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2일 성 총장은 담화문을 내고 “일부 학생들의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불법행위를 엄단하기 위한 행정적·사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중징계와 형사고발 방침을 발표했다. 성 총장은 “단호한 징계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며 “기물 손괴 등 명백한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별도의 형사고발을 통해 엄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난 1일 학생 200여명은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주장하며 총장 집무실이 있는 행정관(본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집회가 끝난 뒤 일부 학생들은 행정관 점거를 시도했고, 밤 8시께 2층 창문을 쇠망치로 깨고 내부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학생 20~30명은 행정관 2층 복도 등을 점거한 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성 총장은 “지난 밤 일부 학생들의 행동은 학생시위의 도를 넘은 중대한 범죄행위이며 서울대학교 학생 신분이라는 것만으로 용서받을 수 있는 행동이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오늘(2일) 안에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이라며 “학생 7~10명이 형사고발 대상”이라고 말했다.
점거 학생들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대학본부가 학생들을 폭력으로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실신하고 다쳤다. 그런 총장을 참을 수 없어 본관을 다시 점거했다”며 “직원을 동원한 폭력을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학생들은 지난해 10월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요구하며 행정관을 점거했다. 이들은 153일만인 지난 3월11일 직원들에 의해 강제로 끌려나왔고,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자 성 총장 퇴진을 요구해왔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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