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5일~9일 덴마크서 정씨 만나
정씨, 변호인에 “힘들어서 들어가야겠다”
정씨, 변호인에 “힘들어서 들어가야겠다”
정유라 변호인 쪽이 지난 4월 덴마크에서 정씨를 접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31일 “오태희 변호사가 지난 4월5일부터 9일까지 덴마크에 가서 정씨를 만나고 왔다”며 “당시 정씨가 힘들다며 들어가야 한다는 확실한 의사를 표시했지만, 당시 대통령 선거도 있고 해서 누가 당선되든 끝나고 들어오는 게 좋겠다고 해서 날짜를 조율한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인 쪽은 정씨에게 한국 상황 등을 전했다고 한다.
정씨 변호인 쪽은 이날 12쪽 분량의 ‘변호인 의견서’도 검찰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 의견서에는 정씨의 삼성 뇌물사건 공범 의혹에 대해서도 담겼다. 삼성이 지난해 9월 최씨 소유의 개인회사 독일 ‘비덱스포츠’에 78억을 송금한 것과 관련 이 변호사는 “정씨가 타던 말은 삼성전자 소유이며, 말 구매비용을 제외한 36억원은 선수용 숙소, 직원들 봉급 등으로 사용됐을 뿐 부정 사용한 내역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정씨 변호인 쪽은 심야 조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변호사는 “이 외 변호인 접견 뒤 정씨를 조사할 것과 변호인 입회를 준수해 달라는 내용도 의견서에 밝혔다”고 말했다. 정유라씨가 도착하는 인천 공항에는 권영광 변호사가 나갈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가 검찰 조사를 받을 때는 권 변호사와 이 변호사가 입회할 예정이다. 다음은 이 변호사 일문일답.
-정유라씨는 언제 들어온다고 얘기했나
“들어온다는 건 일관됐었다. 검찰 조사과정이 객관성이 없다는 건 최순실씨가 온몸으로 느꼈던 거 아니냐. 이런 분위기에서 들어오라고 조언할 변호사는 없다. 시기는 언제 할 것이냐 탄핵, 대선, 정유라가 들어오면 왜 들어온 거냐는 등 여러 가지 나올 것이니까 분위기가 마련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수사주체도 바뀌었고, 지체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대 관련해서 사실관계가 대부분 드러난 상황에서 우리한테 유리한 여건이 됐을 때를 생각한 것이다”
-언제 정확히 얘기됐나
“5월 들어서 선거 결과 끝나고, 우리가 이제는 와도 된다고 조언을 한 것이다. 방어를 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
-최순실씨는 정씨 송환에 대해 뭐라고 하는지.
“최순실씨도 와야 한다고 인식하는데 자기가 당한 걸 생각하면 오늘 그러자고 하다가도 마음이 바뀌었다. 그래서 변호인이 설득했다. 최순실씨한테 유라 의견을 존중하자고 했다”
-정유라씨 아들은 독일에 더 체류하다 오나
“정씨도 어머니 아니냐. 아들까지 노출시키는 것은 못할 짓 아니냐. 아기를 데려오는 걸 권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체류자격은 정씨의 아들이나 보모나 유효한 상황이다. 체류 기간의 상당한 여유가 남아있다. 정유라도 유럽 체류에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특검의 요청으로 대한민국 외무부가 정씨의 여권을 취소시키니까 체류자격이 없어졌다. 정씨가 범죄 저질러서 도망갔고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온다고 하는데 이건 그게 아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적법하게 여권 발급받은 한국인이 외국에 가 있는데 무조건 여권부터 취소시킨 것이다. 덴마크는 왜 너는 자격도 없이 있느냐는 그것만 문제 삼은 것이다. 오늘 오전에 정씨를 비행기에서 체포영장 집행했다고 하는데 변호인 조력을 어떻게 받을 수 있나. 변호사 접견 전까지 불법체포 시간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원래 우리는 추방하면 우리가 비행기 티켓 끊어서 데리고 와서 공항에서 체포하든지 하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근데 그걸 덴마크 검찰이 공개적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서 유감이다.”
-입회는 누가 하나
“권영광 변호사가 공항에 가고, 입회는 같이 갈 거 같다. 오늘 정씨 관련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그동안 최순실 게이트 사건 하면서 경험한 거 바탕으로 인권 지켜달라는 것이다. 이대 관련해서는 유라가 한 게 없다. 입시 비리 관련해 최씨도 부탁한 바 없다는 것이고, 이대 총장도 그런 일 없다는 건데 누가 그런 일 부탁했다는 것이냐.”
-삼성 뇌물도 들여다 볼 거 같은데
“안민석 의원 등이 해외재산 1조원 있다고 하는 데 있으면 밝혀보라고 해라. 없으면 정말로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삼성 관련해서 공소장에 삼성이 말을 사줬다고 하는데 소유는 삼성전자다. 비덱스포츠가 돈을 받아간 것이고, 유라가 승마훈련 한 것은 맞다. 그게 무슨 죄가 되나.”
-정유라 심리상태는 어떤가. 와서 다 얘기하겠다는 입장인가
“만약에 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이렇게 진행될 거라고 예측했다면 나는 최씨에게 한국 들어오지 말라고 했을 것이다. 정유라도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지) 전망할 수 있겠나. 학교 부분 관련된 부분에 대해선 얘기 하겠죠. 자기 알고 있는 건 다 얘기하라고 조언할 것이다.”
-최씨도 한국 송환되서 거의 얘기 안 하지 않았나
“박근혜 전 대통령 7차례 조사받았는데 모르쇠라고 기사가 나오지 않았나. 그게 아니고 조서는 어마어마한 진술 부분이다. 다 부인하면 그건 진술이 아니냐.”
-정유라씨랑은 언제 통화했나
“지난해 1~2번 통화했다. 근데 바람직하지 않은 거 같아서 중간에 연락하는 사람을 통화했다. 그 뒤로 직접 하지 말라고 했다. 걸러내야 하니까. 영양가 있는 내용 없다. 엄마 상황은 어떤지 재판은 어떻게 되겠냐고 하기에 해야 된다고 얘기했다.”
“오태희 변호사가 정유라의 의사결정이 진지한 의사가 어떤지 해서 덴마크에 다녀왔다. 덴마크에 가서 면담을 하고 이쪽 상황 알려주고, 날짜 조율하고 그렇게 했다. 당시에 유라가 망명한다는 등 말이 많았다. 법무부에서 이런 노력했으면 훨씨 더 빨리 송환됐을 것이다.”
-언제 다녀왔나
“지난달 4월5일에 출국해서 4월9일에 입국했다.”
-(오태희 변호사)혼자 간건가
“혼자 다녀왔다. 그때 정씨가 구금생활이 장기화 되고 하니까 힘들다고 들어가야겠다고 얘기를 했다. (근데 정치적 상황이 있으니까) 더 뒤에 오라고 조언을 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든 누가 들어서든 선거 끝나면 들어오라고 한 것이다.”
-들어오겠다고 확실히 고민 없이 표현했나
“네.”
-그동안 정씨와 전달책 역할은 누가 했나
“그건 취재원 보호와 같다. 우리도 효율적인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특별한 네트워크는 아니고”
-최순실씨는 특별히 더 입장있나
“걱정을 한다. 어제 법정에서도 검사한테 우리 딸이 들어와도 그럴 거냐고 그러지 않았냐.”
-(검찰에 제출할) 의견서 내용은 어떻게 내나
“시민민생대책위원회에서 정씨가 에스엔에스에 ”능력 없으니 너희 부모를 원망해라. 돈도 실력이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모욕죄로 고발한 게 있다. 이걸 시작으로 일이 커졌다. 예상되는 의혹은 삼성 뇌물 공여 사건이다. 검찰이 보는 시각은 특검이 기소한 삼성이 비덱스포츠 건넨 약 77억의 뇌물을 받은 공범이고, 정씨가 어머니 최씨와 공모해 외국 주택 구입한 외국환관리법 위반, 일부 언론·정치권에서 제기하는 최씨와 공범으로 해외에서 1조원 이상의 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답을 써냈다.”
“피의자 조사 관련해 요망사항도 있다. 선접견 후조사, 심야조사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과 변호인 입회 조사하는 것을 준수해달라는 것이다.”
-비덱스포츠 약77억 계약 관련해서는 입장은
“삼성전자 소유 말 빼면 36억 정도다. 사용처는 다 규명돼 있다. 선수용 숙소 쓰고, 4~5개월 직원들 월급 주고, 부당사용 내역이 있으면 독일 검찰에서 횡령 배임을 하든지 말든지 하면 되지 않나. 이 돈은 문제 삼으려면 삼성에서 문제 삼으면 된다. 용역 계약 위반이라고 해서 돌려달라고 하면 돌려주면 되는 것이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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