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아시아 성소수자 합창페스티벌 ‘핸드 인 핸드 서울 2017'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오버 더 레인보우’를 합창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And the dreams that you dare to dream really do come true. (당신이 꿈꾸었던 그 꿈이 정말로 이뤄지죠~)”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중앙 계단 모인 이들이 팝송 ‘오버 더 레인보우’를 함께 불렀다. 한낮 서울 도심에서 합창이 울려퍼진 이유는 뭘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인 ‘친구사이’와 여성주의 문화운동단체인 ‘언니네트워크’는 이날 오후 2시께부터 아시아 성소수자 합창페스티벌인 ‘핸드 인 핸드 서울 2017’(HAND IN HAND SEOUL 2017) 홍보공연을 진행했다. 이 페스티벌은 아시아에서 활동하는 성소수자 합창단들의 축제로 2014년 11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처음 열렸다.
4일 오후 5시,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핸드 인 핸드 서울 2017’ 합창공연이 열린다.
4일 오후 5시,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핸드 인 핸드 서울 2017’엔 대만의 지메이저(G-Major) 합창단을 비롯해 홍콩의 하모닉스(Harmonics) 합창단과 중국의 베이징 퀴어 코러스(Beijing Queer Chorus) 등 8개 합창단 16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한국에선 영화 <위켄즈>를 통해 알려진 지보이스(G-Voice)와 레인보우 페미니스트 비혼여성 코러스 아는 언니들 팀이 참가한다고 한다.
이날 홍보공연 전 열린 기자회견에 참여한 언니네트워크 운영자 ‘나기'씨는 개최국 축사를 통해 “한국에서 성소수자로 살기는 쉽지 않고, 다른 아시아국가도 상황은 비슷하다”고 전하면서 “절망과 고통이 우리를 지배하도록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손에 손을 잡고 한목소리로 인간의 존엄성·평등·사랑·평화를 노래하겠다”고 밝혔다.
대만에서 온 참가자들이 지난 달 24일, 대만 사법원(헌법재판소)의 동성결혼 금지 위헌결정을 소개하자 곳곳에서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앞서 대만 사법원은 동성결혼 금지법을 위헌으로 판결하고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도록 법을 개정할 것을 지시했다. 대만의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은 아시아국가로서는 최초다. 이들은 기자회견 뒤 “권리·사랑·변화를 원한다”라는 구호 등을 외치면서 서울광장까지 행진했다. 이들의 손에는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이 펄럭거렸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