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구태 정당화 해석은 진의 아니다” 입장문
“폭력 동원해서라도 (…) 사내 생리다” 해명은 없어
“폭력 동원해서라도 (…) 사내 생리다” 해명은 없어
안경환(69)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14일 자신의 저서에서 ‘왜곡된 여성관’을 드러냈다는 논란과 관련해 “남자의 욕구와 공격성, 권력 지향성과 그에 따른 남성 지배 체제를 비판하기 위한 맥락’에서 사용한 표현들”이라며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날 안 후보자는 법무부를 통한 입장문에서 저서 <남자란 무엇인가>에서 “성욕에 매몰된 시대착오적인 남성들의 행태에 경종을 울리고, 궁극적으로는 남성의 구태적 지배문화를 대체하는 여성의 소프트파워를 주목하며 남성 문화의 대변혁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기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 후보자는 “현실을 비판하기 위해 사용한 표현들을 두고 오히려 ‘구태를 정당화하는 것’이라 해석하는 것은 후보자의 진의가 아니”라고 밝혔다.
앞서 안 후보자는 지난해 출간한 저서 <남자란 무엇인가>에서 “젊은 여자는 정신병자만 아니라면 거지가 없다는 말이 있다. 구걸하느니 당당하게 매춘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세속의 법은 결코 시장의 원리와 인간의 본능을 정복하지 못한다 (…) 그 어떤 고결한 종교와 윤리적 이상을 내세워도, 그리고 아무리 엄한 처벌을 내려도 매춘을 근절할 수는 없다”며 “젊은 여성의 몸에는 생명의 샘이 솟는다. 그 샘물에 몸을 담아 거듭 탄생하고자 하는 것이 사내의 염원이다”고 적어 논란을 일으켰다. 안 후보자는 또 같은 책에서 “술자리에는 반드시 여자가 있어야 한다. 정 없으면 장모라도 곁에 있어야 한다”는 말을 인용하며 “폭력을 동원해서라도 최종 목적을 달성하고 싶은 것이 사내의 생리다”라고도 적었다
법무부는 입장문을 내면서 안 후보자의 책에 대해 주요 언론 서평에서도 “남성의 본성과 심리를 우리 사회의 흐름과 비교하고 분석하여 이 시대 바람직한 남자의 삶을 모색한다. 저자는 인문학과 사회학을 넘나들며 21세기 남자가 갖추어야 할 남성다움을 제시한다”거나, “여성의 소프트파워가 강세인 세상에서 남성의 자리를 찾아보려는 책이다. 권력욕에 사로잡혀 있고 성적 충동을 억제하기 힘겨워 하며 자살 충동과 싸우며 살아가는 남성의 모습을 솔직히 그린다”며 남성 문화 변화의 필요성을 주장한 취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입장문을 내면서 <남자가 무엇인가>에서 논란이 됐던 부분을 제외한 채 “부부 사이에도 강간죄가 성립된다는 말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중년 사내들이 많다. 이제 우리나라의 법도 그렇게 되었다. 아내가 원치 않는 남편을 강간한 경우도 마찬가지이다”라는 식의 대목만 소개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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