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법대 자유열람실 앞에 놓인 ‘공백시간표’. 시험기간 학생들의 열람실 사석화를 방지하기 위해 학생회가 마련했다. 국민대 법대 학생회 제공.
국민대 법대 학생회는 1학기 기말고사 기간인 이달부터 법학관 열람실에 ‘공백시간표’를 도입했다. 열람실 ‘사석화’를 막기 위해서다. ‘사석화’는 학생들이 공유하는 열람실 좌석을 마치 개인 좌석인 것처럼 장기간 짐을 두고 비우는 행태를 꼬집는 말이다.
시간표 도입 이후, 학생들은 자리를 비울 때마다 시간표에 자신의 이름과 자리를 비우는 시간을 써넣는다. 공백시간이 지난 뒤에도 자리가 비어 있으면 학생회가 짐을 치운다. 평소 열람실을 애용하는 법대생 김대중(20)씨는 “자리가 없어서 친구들한테 자리가 있는지 물어보거나 아예 이용하지 못할 때도 많았는데 공백시간표를 도입한 뒤부터는 좌석 구하기가 쉬워졌다”고 말했다.
대학가 시험기간을 맞아 도서관 사석화를 막기 위해 학생회들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 중앙도서관은 전자좌석발급기를 배치해 자리 비우는 시간을 제한하고 있지만, 단과대 건물에 있는 작은 도서관이나 열람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려대 자유전공학부 학생회도 학생들에게 학내 해송법학도서관 이용시 ‘잠수카드’ 작성을 요청하고 있다. 자리를 비워야 할 때 포스트잇에 이름, 공백시간, 전화번호를 적는 방식이다. 부산 동아대 생명대·자연대 등은 자리를 비우는 사람이 스티커를 부착하고 스티커를 부착하지 않은 자리는 학생회가 짐을 거둬가는 방식을 택했다. 고려대 자유전공학부 김민식(20)씨는 “지난해 겨울 기말고사까진 아무런 제재가 없어 밤에 짐을 놓고 다음날 아침에 차지하는 학생도 많았다”며 “잠수카드를 도입한 뒤, 가방만 둔 채 자리를 비우는 이들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김남균 국민대 법대 회장은 “시험기간이 되면 좌석이 많이 부족하다는 걸 체감한다”며 “좀더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선 전자좌석발급기 설치와 1인 좌석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임세연 교육연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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