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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김기춘 “블랙리스트 보고 안받아”…끝까지 ‘모르쇠’ 일관

등록 2017-06-28 12:33수정 2017-06-28 13:51

28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고인 신문
피해자 “거짓말하지 말라” 소리치기도
‘블랙리스트’ 집행 문체부 공무원 고충 토로에
김기춘 “장관이 직원 애로 안챙기고 뭐했나”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블랙리스트'' 작성 및 관리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9일 오전 처음으로 사복이 아닌 수의를 입고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7.6.9 utzz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블랙리스트'' 작성 및 관리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9일 오전 처음으로 사복이 아닌 수의를 입고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7.6.9 utzza@yna.co.kr

“뭘 몰라! 거짓말하지 마세요”

28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계자들 법정에 ‘블랙리스트’ 피해자의 눈물 섞인 소리가 울려 퍼졌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시간께 ‘모르쇠’ 답변으로 일관하자 방청석에서 나온 울부짖음이었다. 이날 법정에서 퇴정 조치된 전 변방연극제 예술감독 임인자(41)씨는 “법정에서 ‘블랙리스트’에 오른 저와 동료들 이름을 볼 때마다 너무 괴로웠다”며 “예술가들에게 지원 배제는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과도 가까운 일인데도, 김기춘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부인하는 것을 보고 울분이 차올랐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재판장 황병헌) 심리로 이날 진행된 김 전 실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에서 김 전 실장은 ‘블랙리스트’ 작성과 집행 사실을 모른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김 전 실장은 “(비서실장) 근무 때부터 청와대에서 ‘블랙리스트’ 명단을 만들어서 관리한 것이 사실인가”라는 특검 질문에 “(블랙리스트 작성·관리) 사실 자체를 재임 중에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는 “명단을 만들고 내려보내는 과정에서 누구로부터 보고를 받거나 본 적이 없어서 재임 중에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실장은 ‘블랙리스트’ 작성을 위해 2014년 초 청와대 주도로 구성된 ‘민간단체 보조금 티에프(TF)' 구성 및 블랙리스트 집행에 대한 책임을 부하 직원과 문체부 쪽에 미루기도 했다. 특검이 ‘민간단체 보조금 티에프 운영 추진’ 문건에 “불법 시위, 정권반대운동 등에 참여하는 단체들이 정부보조금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 ‘추진 배경’으로 기재돼 있다고 지적하자, 김 전 실장은 “저는 알지 못하고, 자료를 모으는 실무진들이 한 일”이라고 답했다. 그는 “실무진이 수석비서관 의중과 다르게 추진 배경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것이냐”는 특검 질문에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은 행정부처와 달리 나름대로 재량을 갖고 일을 한다”며 “수석도 모르는 사이에 재량을 갖고 일하는 사람도 많다”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특검은 ‘블랙리스트 관련 업무가 괴로웠다’는 문체부 직원들의 증인신문 조서를 여러개 제시했다. 문체부 김아무개 사무관 등은 ‘블랙리스트’ 법정과 특검에서 “‘블랙리스트’ 적용을 배제해야 한다고 청와대에 얘기했는데 잘 안 먹혔다”, “청와대에서 내려오는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지시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공황장애 판정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김 전 실장은 “제가 알지 못하는 일이고, 문체부 직원들이 그렇게까지 어려움을 겪었다면 장관이 책임지고 해결했어야 한다”며 “장관이 직원들 애로도 듣고 했어야지 뭐하는 건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김 전 실장에 대한 심리는 다음달 3일께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날엔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등에 대한 특검 구형과 변호인들의 최종 변론, 피고인들의 최후 진술이 이어진다. 김 전 실장 등에 대한 1심 판단은 다음달 말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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