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낮 서울 영등포구청 소속 분리배출계도요원인 중국 동포 출신 임금옥씨(왼쪽·53)가 영등포구 대림동 대림중앙시장에서 상인들을 상대로 분리배출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김진완 교육연수생
“칭 쭈오하오 라지펀레이 파이팡.”(쓰레기 분리배출 잘 해주세요.)
지난 11일 오전 중국어 간판으로 뒤덮인 서울 영등포구 대림중앙시장에서 중국동포 출신 임금옥(53)씨가 ‘분리배출계도요원’이라고 적힌 노란색 조끼를 입고 매장 곳곳을 누비며 상인들에게 말을 붙였다. 임씨는 지난 5월 영등포구청이 ‘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오는 9월까지 단기 계약직으로 채용한 홍보 요원이다. 영등포구에는 임씨 외에도 중국동포 출신 홍보요원이 3명 더 있다.
이날 임씨는 대림동 일대 중국동포 출신 상인들을 상대로 쓰레기 분리배출법을 담은 ‘중국어 버전’ 소책자를 하나하나 나눠주며 “무단투기를 하면 안 된다”, “음식물쓰레기는 따로 버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식자재 가게 상인은 “한국에서는 쓰레기를 분류해 버린다고 알고 있었는데 몸에 익숙해서 그런지 자꾸 그냥 버리게 된다”고 임씨에게 말했다.
11일 낮 서울 영등포구청 소속 분리배출계도요원인 중국 동포 출신 임금옥씨(왼쪽, 53)가 영등포구 대림동 대림중앙시장에서 상인들을 상대로 분리배출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김진완 교육연수생
영등포구에는 중국동포 등 중국인 5만4000여명이 거주한다. 이들이 쓰레기 배출 문화가 다른 탓에 무단투기 등이 자주 벌어진다. 이날도 시장 곳곳에서 버려진 쓰레기 더미를 찾아볼 수 있었다. 박미애 구청 자원재활용팀 직원은 “무분별한 쓰레기 배출도 문제지만 이로 인해 내외국인 사이 갈등이 늘어나는 것도 큰 문제”라고 말했다.
구청이 이날 나눠준 소책자에는 정해진 분리배출 시간 및 장소, 비닐·유리·캔 등으로 재활용품을 분류하는 방법, 음식물쓰레기엔 파 뿌리나 과일 씨, 어패류 껍데기가 들어가면 안 된다는 점 등이 중국어로 상세히 적혔다. 이인재 구청 자원재활용팀장은 “쓰레기 분리배출에 대한 인식이 개선돼 분리배출이 잘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김진완 교육연수생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