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여행 정보를 공유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갈무리. 오픈채팅방에 들어간 사람들이 익명으로 숙소와 관광지 입장권 정보 등을 공유한다.
지난달부터 홀로 남아메리카를 여행 중인 전아무개(28)씨는 여행 떠나기 전부터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남미방’에 들어가 정보를 얻었다. 여행지 간 이동경로와 날씨, 음식 등 궁금한 점을 방에 올리면 답을 구할 수 있었다.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 투어는 최소 4명이 모여야 현지 여행사가 움직이는데 동행 3명도 이 채팅방에서 구했다. 전씨는 “남아메리카는 미국이나 유럽보다 상대적으로 현지 정보가 부족한데, 오픈채팅방에서 필요할 때 동행을 구할 수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나홀로 여행족을 위한 정보 창구로 카카오톡 등 에스엔에스(SNS) ‘오픈채팅’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회원 가입을 해야 하는 인터넷 여행 카페나 누군가 초대를 해야 대화가 가능한 기존 채팅과 달리, 검색하거나 링크만 알면 누구라도 자유롭게 단체 대화방에 들어가 이름이나 연락처를 가린 채 특정 주제에 관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특징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아프리카 6개국을 여행한 대학생 임재빈(27)씨도 오픈채팅방에서 비자, 예방접종, 현지 숙소, 조심해야 할 범죄유형까지 다양한 현지 정보를 얻었다. 임씨는 “책이나 인터넷은 아무래도 업데이트가 느리기 마련인데 카톡방에선 하루 전, 일주일 전의 여행 정보가 공유되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남아메리카나 아프리카 등은 대륙별 카톡방이 활발하지만, 일본처럼 한국 여행객이 많은 곳은 도쿄, 후쿠오카 등 세부 지역별로 오픈채팅방이 마련돼있다. 2015년 8월 첫 오픈채팅 서비스를 시작한 다음카카오 쪽은 ‘여행’ 키워드 오픈채팅방이 지난 6일 기준 5800여개라고 밝혔다.
이용자 프로필을 숨길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현지 성매매 등의 정보를 공유하는 오픈채팅방이 발견되기도 한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모니터링을 통해 그때그때 삭제하고 있지만, 채팅방이 순식간에 생기고 사라지다보니 뿌리뽑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김진완 교육연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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