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옥 검사…남성 전유 인기보직
“검증된 여성검사에 문 더 열어야”
“검증된 여성검사에 문 더 열어야”
대검찰청 공안부에 사상 처음으로 여성 검사가 일하게 됐다. 하지만 지난주 이뤄진 검찰 전체 인사 내용을 보면, 남성 중심의 폐쇄적 인사 관행이 여전해 능력과 자질이 검증된 여성 검사들에게 좀 더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대검찰청 설명을 종합하면, 김정옥(37·사법연수원 36기)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 검사가 17일부터 대검 공안연구관으로 근무하게 됐다. 대검 관계자는 “김 검사가 이미 일선 수사팀에서 공안수사 능력을 인정받아 발탁된 것”이라며 “여성 검사가 대검 공안연구관을 맡은 건 처음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안 연구관은 일선 공안수사 부서의 사건 정보를 취합해 대검에 보고하거나 관련 법리 검토를 하는 자리로, 검찰 내에선 인기 보직으로 꼽히지만 아직 이를 거쳐간 여성 검사는 없었다.
한편 검찰 내에선 여성 검사들의 수가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검찰은 그동안 특수·공안부 등 핵심 부서에 여성 검사들을 배치하는 데 인색했고, 이 때문에 검사장급 이상 고위직도 여성 검사들의 비율이 매우 낮은 대표적 ‘유리천장’으로 꼽혀왔다. 인사혁신처 자료를 보면, 검찰 내 여성검사 비율은 지난 2000년 1.8%에서 2015년 27.7%까지 늘었고, 현재는 전체 검사 2012명 가운데 여성 검사가 617명(30.7%)에 이른다. 하지만 고등검사장 8명 가운데 여성은 한 명도 없는 게 현실이다. 검사장급(38명)에서도 여성은 2명(5.3%)에 불과하다.
그나마 지난 10일 새 정부 첫 검찰 중간간부급(지방검찰청 차장·부장급) 인사에서 노정연 천안지청장(25기)을 비롯해 주요 지청인 고양·부천지청에 각각 황은영·이노공 차장(26기)이 배치되는 등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법무부 형사법제과장에 박성민(31기) 전 수원지검 부부장이 임명되면서 그동안 남성들이 독식해오던 법무부 과장 자리에도 미세한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한 여성검사는 “여성 검사들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을 감안해도, 선호 부서와 간부급 인사가 남성 중심으로 이뤄지는 건 누가봐도 알만한 사실”이라며 “업무 능력이 성별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게 아닌 만큼 좀 더 공정하게 경쟁하는 인사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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