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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임시공휴일 시작은 5.16 군사 쿠데타였다?

등록 2017-09-05 11:56수정 2017-09-05 15:26

[더(The) 친절한 기자들] 임시공휴일 지정 역사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추석 연휴 시작 전인 10월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10월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 국민은 추석 연휴와 함께 유례없는 10일간의 긴 연휴를 보내게 된다”며 “국민께선 모처럼 휴식과 위안의 시간이 되고, 내수 진작과 경제 활성화를 촉진하는기회가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로써 역대최장인 열흘 동안의 황금연휴를 즐길 수 있게 됐는데요. 10월3일(화요일)은 개천절이고, 4일은 추석 당일, 5일은 추석 다음 날, 6일은 대체공휴일입니다. 10월2일을 임시공휴일로 정함으로써 이전 주말인 9월30일(토요일)부터 10월9일(월요일) 한글날까지 10일을 쉴 수 있게 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임시공휴일이란?

임시공휴일은 말 그대로 정부가 필요에 따라 수시·임시로 지정하는 공휴일입니다. 국경일, 주말 휴일, 명절 연휴 등 법정 공휴일을 제외한 나머지 공휴일이라고 보면 되는데요. 임시공휴일이 지정되는 절차를 살펴보면, 우선 고용노동부·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가 ‘임시공휴일 지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인사혁신처에 전달합니다. 그러면 인사처가 국무회의 안건으로 상정하는 절차를 거치죠. 이렇게 국무회의에 상정되면 대통령의 의결을 거쳐 임시공휴일이 지정됩니다.

10월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될 것이란 전망은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이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내수진작을 배려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정권교체 뒤, 첫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의 쉴 권리를 위해 10월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징검다리 황금연휴를 앞둔 2015년 4월30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궁내동 서울톨게이트에서 지방으로 내려가는 차량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징검다리 황금연휴를 앞둔 2015년 4월30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궁내동 서울톨게이트에서 지방으로 내려가는 차량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60번째 임시공휴일…임시공휴일의 역사

이번 임시공휴일은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60번째 임시공휴일입니다. 생각보다 많죠? 이렇게 임시공휴일 지정이 많았던 이유는 한때 대통령 선거일, 국회의원 선거일, 전국동시 지방 선거일 등 각종 선거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기 때문입니다. 인사혁신처의 자료를 보면 60번의 임시공휴일 중 38번이 선거일이었습니다. 하지만 2009년 6월 이후 관련 규정을 개정해 선거일은 임시 공휴일이 아닌 일반 공휴일로 바뀌게 됩니다. 관련 법 근거는 공직선거법에 있습니다. 2006년 5월31일 전국동시 지방선거일을 끝으로 임시공휴일로 지정됐던 선거일은 역사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지정한 첫 임시공휴일은 1962년 4월19일이었습니다. 1961년 5·16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이듬해인 1962년 4·19 혁명 기념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집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4·19혁명 정신을 강조했었어요. 박 전 대통령의 군사정부는 또 5월16일을 ‘5·16 혁명 기념일’이라는 이름으로 임시공휴일에 지정했습니다.

아폴로 11호의 파일럿인 버즈 올드린이 달 위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닐 암스트롱이 찍었다.   나사 NASA 제공
아폴로 11호의 파일럿인 버즈 올드린이 달 위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닐 암스트롱이 찍었다. 나사 NASA 제공
박정희 정부는 1969년 7월21일 ‘아폴로 11호 달착륙 기념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도 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의 국장일인 1974년 8월19일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장일인 1979년 11월3일도 임시공휴일로 지정됐습니다.

정부는 또 스포츠 행사를 위해서도 임시공휴일을 지정했습니다. 1988년 9월17일 서울올림픽 개막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됐고, 한·일 월드컵 폐막 다음 날인 2002년 7월1일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축구대표팀의 ‘4강신화’를 축하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8월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습니다. 국내 관광산업을 지원해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습니다. 2015년은 5월2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국내경제가 극도로 위축됐던 해입니다. 꽁꽁 얼어붙은 경기를 조금이나마 해소해보겠다는 정부의 바람이 깔려 있었던 임시공휴일 지정이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5월에도 어린이날 다음날인 6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습니다. 5월 5일부터 8일(일요일)까지 나흘간 황금연휴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6년 8월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재7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6년 8월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재7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그들만의 공휴일?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지정하는 것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공무원과 공기업 노동자들은 쉴 수 있습니다. 대기업들도 노사 단체협약·취업규칙을 통해 임시공휴일까지 유급으로 쉴 수 있게 보장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중소기업 노동자나 계약직·일용직 노동자들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인 경우가 많습니다. 각 사의 취업 규칙에 따라 휴일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죠. ‘그들만의 공휴일’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번 임시공휴일을 쉴 수 없는 중소기업 노동자 박 아무개(32)씨는 “임시공휴일은 못쉬지만 그래도 올해는 연휴가 길어 푹 쉴 수 있을 것 같다”며 “경제적 형편이 넉넉한 사람들은 해외로 여행을 간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올리는데 위화감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임시공휴일에 학교와 어린이집이 문을 닫으면 쉬지 못하는 부모들의 마음은 착잡해집니다. ‘국가에서 지정한 임시공휴일은 일하는 엄마에게는 그저 어린이집 휴원일일 뿐’이라는 푸념이 나옵니다. 일을 해야 하는데 아이들을 맡길 곳도 없다는 것인데요. 이 때문에 지난해 정부는 임시공휴일을 실시하면서 긴급 보육시설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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