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경찰청사 앞 기자회견 뒤 고소장 내
“육영재단 갈등 있는 관계인이 살해 의혹”
“육영재단 갈등 있는 관계인이 살해 의혹”
박근혜 전 대통령 5촌 조카 고 박용철씨의 유족이 박용철씨를 살해한 진범을 찾아달라며 경찰에 재수사를 촉구하는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 박용철씨 유족은 15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원을 알 수 없는 진범을 찾아 달라”며 재수사를 요청하는 고소장을 냈다.
박용철씨는 2011년 9월 북한산 등산로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고 이어 박씨의 사촌형인 박용수씨도 박씨의 주검으로부터 3km 떨어진 북한산 등산로 인근에서 나무에 목메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채무 갈등으로 박용수씨가 박용철씨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냈고 검찰은 그해 11월 박용수씨가 숨져 공소권이 없다며 박용수씨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
그러나 유족과 대리인들은 “유도선수 출신인 건장한 박용철씨를 왜소한 박용수씨가 여러 차례 흉기로 찌르고 둔기로 내리쳤다는 살해 방법을 납득할 수 없다”며 박용수씨가 아닌 제3의 인물이 진범일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간 언론 등은 육영재단 관계자가 박용철씨의 살인을 청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박씨는 2007년 육영재단 운영권을 놓고 당시 이사장 박근령씨와 다툼을 벌이던 박지만씨 쪽에 서서 폭력배 등을 동원해 박근령씨를 재단에서 쫓아내는 데 역할을 해왔다는 의혹이 있었다. 박근령씨의 남편 신동욱씨가 “육영재단 강탈 사건 배후에 박근혜·박지만씨가 있다”고 폭로해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박용철씨는 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재판 출석일 20여일을 앞두고 박씨가 살해당하는 일이 벌어져 박씨의 살해를 사주한 배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했다.
박용철씨 유족을 대리하는 변호인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용수씨가 스스로 목을 맨 것이 아니라는 법의학 전문가 의견이 있다”며 “박용철씨가 살인청부업자에게 살해당했을 개연성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고소장을 검토한 뒤 재수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이철성 경찰청장은 “당시에도 지금도 종합적인 수사 결과와 진술을 보면 피의자가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결론에 변함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