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전 바른정당 대표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을 내사해온 경찰이 이번주 중 이 전 대표를 입건할 방침이다.
김정훈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주 안에 이 전 대표의 입건지휘를 검찰에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 전 대표가 회장으로 있는 유관순기념사업회를 통해 한 상가연합회로부터 우회적으로 정치자금 5000만원을 받아 썼다는 첩보를 입수해 1년 넘게 내사를 진행해왔다. 경찰은 이 과정에 이 전 대표가 직접 개입했는지 여부를 밝히는 데 주력해왔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20대 총선이 끝난 후 자신의 선거를 도운 전 보좌관 김아무개씨를 기념사업회 사무총장으로 앉히고, 기부금 5000만원 중 1600만원을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사무총장 재직 당시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는 등 단체 업무를 전혀 하지 않고 이 전 대표의 일을 도왔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 전 대표의 총선을 돕기 위해 기부금을 냈다”는 상인연합회 관계자의 진술을 근거로 기부금 자체를 정치자금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기부금을 단체가 받도록 주도한 이 전 대표 보좌관 2명과 돈을 건네준 상인연합회 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이미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전 대표를) 입건하라는 지휘가 검찰로부터 내려오면 내사가 정식 수사로 전환된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이 전 대표가 기업인으로부터 6000만원대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이 전 대표는 이 기업인이 금품수수를 주장하자 바른정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