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결과를 눈앞에 두고, 저는 총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 고대가족의 자긍심에 큰 상처가 남게 되었습니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이 ‘2017 정기 고연전’에서 고대가 5대0으로 완패한 뒤 지난 25일 졸업생들에게 보낸 글의 일부다. 고연전은 지난 22~23일 열렸다. 1965년 양교 정기전이 시작한 뒤 연세대가 전 종목을 이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4년 고대가 처음으로 전 종목을 이긴 적도 있다.
고려대 누리집 총장실 꼭지에 ‘고대 가족께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이 글은 전체 공개되지는 않았다. 염 총장은 글에서 “지난 6년간 계속된 승리에 익숙해져 있던 우리에게 안이함이 없었다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 학교를 책임지는 총장으로서 고대가족 모두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합니다”고 밝혔다.
운동부 지원 강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빠른 시일 내에 5개 운동부의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앞으로 선수들에 대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는 고대인의 자부심과 영광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다짐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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