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여중생 딸의 친구를 살해한 30대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살인·사체유기 혐의로 이아무개(3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씨는 딸의 초등학교 동창인 중학생 ㄱ(14)양을 살해하고 주검을 강원도 영월의 야산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ㄱ양의 실종신고를 접수해 수사하다가 지난 5일 이씨를 서울 도봉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검거했다. 검거 당시 이씨와 딸은 수면제를 과다복용해 쓰러진 상태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씨한테 유기 장소를 확인해 이튿날 오전 영월 야산에서 ㄱ양의 주검을 발견했다.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이씨 부녀는 수차례 방송에 나오고 책도 내 주목을 받아왔다. 이씨가 검거된 이튿날 자정께 이씨의 형은 동생이 운영하던 누리집에 마치 이씨가 남긴 듯한 글을 올렸다. ‘사랑하는 내 딸 꼭 보아라!’라는 제목으로 ‘내가 죽어서 수술비 마련하겠다’, ‘먼저 간 엄마를 따라간다’ 등의 내용을 남겼다. 현재 누리집은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씨가 딸의 친구를 살해한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이씨와 딸 모두 정상적인 대화를 할 수 없는 상태”라며 “병원에서 깨어나는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한달 전 숨진 이씨 아내에 대해서도 별도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씨는 누리집에 올린 글에서 아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아직 (이씨 아내도) 부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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