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등록된 인형 뽑기방 기계 수가 2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8507개)에 견줘 8개월 만에 2.4배 늘어난 숫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시도별 ‘인형 뽑기방’ 운영 현황’을 보면,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전국의 인형 뽑기방 업소는 모두 1975곳이고 뽑기 기계는 2만226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각각 863곳, 8507개에 견주면 8개월 만에 업소 수는 2.3배, 기계 수는 2.4배 늘어났다. 인허가를 받지 않은 업소까지 고려하면 실제 업소 수와 기계 수는 훨씬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지난 3월 발표한 ‘‘인형 뽑기방’ 관리 및 안전망 구축을 위한 현장실태조사 결과 보고’를 보면, 뽑기방 이용자는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층이 76%를 차지하고 있다. 설문에 응한 이들 가운데 68%는 인형 뽑기방을 이용하게 된 계기로 ‘경품획득’을 꼽았고, ‘호기심’(12%)이 뒤를 이었다. 또 68%는 인형 뽑기방 이용 이유로 ‘여가 선용’을 꼽았고, ‘스트레스 해소’라는 이유를 꼽은 이도 22%나 됐다. 특히 설문 응답자 가운데 49%는 “집게가 흔들려 경품이 떨어진다” “조작이 많아 돈이 많이 들어간다” 등과 같은 이유로 인형 뽑기방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인형 뽑기방이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나는 이유는 우선 10대부터 30대 청년층이 한 번에 500원에서 1000원 정도의 비교적 적은 비용을 들이고도 인형 뽑기를 통해 작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서라는 점이 꼽힌다. 이에 더해 업주 입장에서는 창업과 운영 비용이 비교적 적게 든다는 점도 빠르게 증가하는 이유다. 임대료가 치솟아 폐업률이 높은 번화가에 보증금 없이 월세를 선납으로 내는 방식으로 임대하는데, 건물주 입장에서는 공실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고 인형 뽑기방 주인들은 보증금이나 특별한 인테리어 비용 등을 들이지 않고도 창업이 가능하다. 게다가 직원을 두지 않고 무인점포로 운영해도 되기 때문에 인건비도 아낄 수 있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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