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인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어금니 아빠’ 이아무개씨가 지난 8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중랑경찰서를 나서 서울북부지법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학생 딸의 친구 주검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어금니 아빠’ 이아무개(35)씨 범행의 모든 과정에 딸도 가담한 정황이 확인되면서 딸의 역할과 범행동기 등이 주목 받고 있다.
9일 서울 중랑경찰서가 제공한 범행 현장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보면, 숨진 중학생 김아무개(14)양의 실종신고가 접수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오후 5시15분께 이씨와 딸은 주검이 든 것으로 보이는 큰 가방을 승용차에 함께 실었다. 이후 딸은 어머니 영정 사진으로 보이는 액자를 가슴에 품고 차량 앞좌석에 탔다. 이후 이씨 부녀는 강원도 영월 야산에 주검을 유기했다.
숨진 김양을 집으로 불러들인 것도 이양이었다. 숨진 김양은 이씨의 딸과 초등학교 동창 사이였다. 익명을 요구한 김양 친구의 아버지는 <한겨레>와 만나 “초등학교 졸업 이후 교류없다가 이양이 최근 3일 연속으로 김양에게 만나자고 연락했고, 거절하지 못해 만나러 나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와 함께 이양도 피의자로 입건했다. 검거 당시 약을 과다복용해 의식을 잃었던 이양은 9일 의식을 회복해 병원에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본인이 거듭 피로를 호소해 원활한 조사가 불가능했다. 나중에 다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 오후 2차 조사를 받은 아버지 이씨는 1시간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살인 관련 질문에 횡설수설 답해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뒤 ‘김양의 사인은 끈에 의한 교사(목 압박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은 국과수 감정결과 등을 토대로 범행방법과 동기 등을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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