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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국학중앙연구원 간부, 성희롱 피해자에 “트러블 메이커”

등록 2017-10-17 16:06수정 2017-10-17 19:05

“부서 옮길 때마다 문제 일으키냐” 발언으로 2차 가해
연구원, 조처없이 주의만…김병욱 의원 “조사·징계 필요”
교육부 산하 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 고위급 간부를 맡고 있는 대학원 교수가 성희롱 피해를 당한 직원을 두고 “부서를 옮길 때마다 문제를 일으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매우 힘들어 했다”는 발언으로 2차 가해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학중앙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7년도 제2차 성희롱 고충처리 조사위원회 회의록’과 ‘성희롱 고충 조사 일지’ 등을 보면, 한국학중앙연구원 고위급 간부를 맡고 있는 대학원 교수 ㄱ씨는 소속 부서 직원 ㄴ씨가 같은 부서 책임자인 ㄷ씨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자 지난 6월21일 오전 ㄴ씨를 불러 “ㄴ씨가 부서를 옮길 때마다 문제를 일으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매우 힘들어하고 있고 직무 역량도 매우 부족하다고 하는 게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입장인데 해명을 해보라”고 요구했다. 또 “ㄴ씨가 원하는 가해자 징계 수위를 알려달라”고 묻기도 했다. 아울러 ㄴ씨에게 “합의서를 작성하고 성희롱 고충처리 절차를 빨리 마무리하라”고 지시하면서 “나갈 사람은 가고 새로 사람이 와야 일을 할 수 있지 않느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ㄱ씨는 이날 이전에도 ㄴ씨를 불러 “(성희롱 가해자와) 화해하지 않을 경우 가해자는 고용이 보류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이 교수의 2차 가해에 대해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지난 8월 성희롱 관련 조사를 마치면서 가해자 ㄷ씨에 대해서는 감봉 1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ㄱ씨의 2차 가해가 있었다는 사실을 당사자에게 확인하고도 “앞으로 ㄴ씨에게 업무 지시 또는 보고 외에 이번 성희롱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는 정도의 미온적 대처를 하는 데 그쳤다.

김병욱 의원은 이에 대해 “ㄱ씨의 행동은 조직의 안위를 명분으로 성폭력을 은폐하려는 전형적인 수법”이라며 “이 때문에 피해자는 ‘트러블 메이커’가 되어서 자신이 속한 단위의 구성원들로부터 질시나 배척을 당하는 기가 막히는 억울함을 경험해야 했다. ㄱ씨의 2차 가해 행위에 대해 기관 차원의 조사와 징계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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