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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특혜 논란’ 이는데 구치소 인권침해?

등록 2017-10-18 23:40

박 전 대통령, 국제사회 통해 여론전
자칭 국제법무팀 ‘MH그룹’
유엔인권위원회에 제기키로

CNN ‘보고서 초안’ 보도
“더럽고 차가운 감방서 지내
불 켜져 있어 잠잘 수 없고
하부요통 등 치료 증거 없어”

법무부 “충분한 진료 기회 보장”
미국 <시엔엔>(CNN)이 17일(현지시각)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제법무팀인 ‘엠에이치(MH)그룹’의 보고서를 인용해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는 내용을 국제사회에 호소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시엔엔 누리집 갈무리
미국 <시엔엔>(CNN)이 17일(현지시각)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제법무팀인 ‘엠에이치(MH)그룹’의 보고서를 인용해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는 내용을 국제사회에 호소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시엔엔 누리집 갈무리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외 법무팀을 동원해 “구치소에서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 문제를 유엔(UN) 인권위원회에 제기하겠다고 나섰다. 다음달 유엔의 국내 정기 인권조사를 앞둔 상황에서, 정부를 압박하고 국제사회에 ‘동정 여론전’을 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법무부는 18일 “박 전 대통령에게 법과 규정이 예외없이 적용되고 있으며, 인권침해 여지는 없다”고 반박했다.

미국 캐이블 뉴스채널 <시엔엔>(CNN)은 17일(현지시각) 박 전 대통령의 국제법무팀 ‘엠에이치(MH)그룹’으로부터 ‘박 전 대통령 인권 상황에 대한 보고서’ 초안을 단독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문건에서 엠에이치그룹은 “박 전 대통령이 더럽고 차가운 감방에서 지내고 있으며, (밤에도) 계속 불이 켜져 있어 잠을 잘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문건은 또 “박 전 대통령이 하부요통, 무릎·어깨의 골관절염, 희귀한 부신 이상 증세, 영양실조 등으로 고통받는 데도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엠에이치그룹은 이런 초안을 공식화해 유엔 인권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또 다음달 한국 인권 상황에 대한 유엔의 정기 조사에 맞춰 박 전 대통령의 건강 문제와 구속영장 추가 발부의 부당성도 제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엠에이치그룹은 지난달 27일 <조선일보>에 광고를 내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한 바 있다.

시민단체들 사이에선 자신의 재임 시절 철저히 무시했던 유엔의 인권 권고를 피고인이 된 뒤에야 활용하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재임 때 유엔 분야별 위원회가 한국 정부에 내놓은 공무원 노조 탄압에 대한 우려, 대체복무제 도입 등 ‘인권 권고’에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고, 유엔 쪽의 인권 조사에도 비협조적이었다.

엠에이치 그룹의 주장에 대해 법무부 교정국은 이날 “국내에선 오히려 ‘구치소 특혜 논란’이 불거지는데, 인권 침해를 받는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법무부는 <시엔엔>이 ‘바닥에서 잔다’는 표현을 한 것과 관련해서도 “미국은 침대 시설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국내 모든 수용자는 난방이 되는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자도록 규정돼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다. 또 박 전 대통령이 허리 통증을 호소해 매트리스를 추가 지급하고, 의료용 보조용품 사용도 허가했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밤에도 불을 켜놓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수용자 관리와 보호를 위해 (야간에도) 수용실 내 전등 3개 가운데 1개를 켜놓고 있으며, 밝기는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는 정도로만 조도를 조절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 개인에 대한 처우와 무관하게 그가 수감된 서울구치소를 포함해 대부분의 교정시설이 지나치게 낡은 데다, 최근 5년간 한해 평균 20여명이 구금 상태에서 사망할 만큼 의료 환경이 열악하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박 전 대통령의 국제법무팀을 자처한 ‘엠에이치그룹’의 실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엠에이치그룹은 누리집에 자신들을 ‘아프리카 인권위원회와 인권재판소, 헤이그 국제형사 재판소 등에서 국제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글로벌 컨설턴트’라고 소개하고 있다. 누리집 도메인은 지난 5월12일 만들어졌으며, 공개된 활동은 4건 뿐이다. 리비아 독재자 무하마드 카다피의 아들 사이프 이슬람 카다피의 대량 학살 혐의를 변호하기 위해 아프리카 인권재판소에서 법률팀을 지휘하고 있다고 밝힌 게 처음이다. 나머지 세 건은 모두 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것으로 구속 상태의 건강문제, 추가 영장 발부, 형사 재판 절차 등을 문제 삼으며 즉각적인 석방을 주장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재미동포 그룹에서 엠에이치그룹 쪽과 접촉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석재 조승현 기자,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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