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원회'가 2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28일 저녁 '촛불1주년 기념 집회'를 광화문광장에서 연다고 밝히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지난해 10월29일 처음 밝혀진 촛불을 기념하며 28일 서울 도심에서 촛불집회가 열린다. 촛불시민들이 바란 ‘100대 개혁과제’ 가운데 단 2%만 해결됐다는 이유에서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기록기념위원회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월 촛불시민이 요구한 100대 개혁과제 가운데 ‘이재용 등 재벌총수 구속’과 ‘검찰의 청와대 편법근무 방지’ 2가지만 해결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당시 대선 후보들에게 전달한 100대 개혁과제엔 세월호 진상규명, 백남기 농민 특검 실시, 사드 배치 중단, 국정교과서 폐기 등의 6대 긴급 현안과 재벌체제·공안통치기구·선거제도·일자리·사회복지·언론 개혁 등 사회 전분야에 걸친 요구가 포함돼 있었다.
정강자 퇴진행동기록기념위 공동대표(참여연대 대표)는 “1700만 촛불시민은 우리 민주주의 역사를 새로 쓰기 시작했지만, 수많은 개혁과제를 국민들과 함께 정부와 국회를 향해 내놓은 요구가 얼마나 받아들여지고 집행되도록 준비하고 있는지 상당히 의심스럽다”며 “(이런 상황에서) 촛불은 계속된다고 선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석운 퇴진행동기록기념위 공동대표(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100대 과제 중에 국회에서 입법 등으로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이 총 69개였는데 단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촛불 정신의 핵심인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이 진행되지 않는 병목은 바로 국회다. 국회로 촛불이 옮겨붙어야 한다”고 말했다.
퇴진행동 기록기념위는 28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촛불 1주년 대회 ‘촛불은 계속된다’를 개최한다. 지난 촛불집회를 기록한 영상이 상영되고, 시민 자유발언이 이어진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028다시광화문으로’ 해시태그를 걸어 촛불집회 참여 인증샷을 올리면 이날 무대에서 자신의 사진을 볼 수도 있다. 촛불집회 무대에 섰던 가수 전인권과 이상은, 권진원과 평화의나무 합창단, 뮤지컬 배우들, 416가족합창단 등이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이 일제히 촛불과 휴대전화 불을 끄는 ‘소등 퍼포먼스’도 다시 진행된다. 집회가 끝난 뒤엔 청와대 인근 효자치안센터와 광화문·종로 등 시내 방향 행진도 이어진다. 이날 촛불 1주년 대회에 앞서 오후 동안 광화문과 보신각 등지에서는 노동자단체와 청년단체·장애인단체·성소수자단체·평화단체 등 20여개 사전집회가 열린다. 이날 오후 영화관 인디스페이스에서는 촛불집회를 기록한 영화 ‘광장’과 ‘모든 날의 촛불’ 무료상영회가 열린다. 이날 제주와 광주에서도 영화가 상영된다.
퇴진행동 기록기념위는 23차례 걸친 집회를 망라한 촛불백서를 제작해 내년 3월께 전국 공공·대학 도서관과 온라인에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같은 달 광화문광장 바닥에 촛불을 상징하는 기념물도 설치할 계획이다.
박수지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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