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뤄진 12일 아침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시험장에서 응시자들이 자리에 앉아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던 수험생 ㄱ양은 자신의 도시락 가방에서 울리는 휴대전화 벨소리에 깜짝 놀랐다. 곧바로 ㄱ양은 퇴실 조처됐다. 수능시험 시간에 ‘무선기기 이용’은 부정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생각지도 못한 이날의 ‘사고’는 ㄱ양의 어머니가 도시락 가방에 실수로 휴대전화를 넣으면서 벌어졌다. 지난해에만 이렇게 부정행위라는 사실을 몰랐거나, 사소한 부주의를 포함한 부정행위로 시험이 무효 처리된 사례가 197명에 이른다. ‘예비 대학생’을 꿈꾸던 수험생 입장에서는 한해 농사를 완전히 망치게 된 셈이다. 이 가운데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소지(85명), 선택과목 응시방법 위반(69)명 등의 사례가 가장 많았다.
25일 교육부는 다음달 수능시험을 앞두고 수능시험에서 부정행위가 일어나는 일을 사전에 막기 위해 ‘부정행위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먼저 부정행위 종류는 △다른 수험생의 답안지를 보거나 보여주는 행위 △다른 수험생과 손동작, 소리 등으로 신호하기 △부정한 휴대물을 보거나 무선기기 등 이용 △대리시험 △다른 수험생에게 답을 보여달라고 강요·위협하기 등이다. 또 △시험 종료 뒤 답안지 작성 △선택과목 외, 2과목 문제지 보기 △본인 확인·소지품 검색 거부 △금지 물품 반입 등도 올해 시험이 무효 처리되는 사유에 해당한다.
시험장에 반입 금지된 물품은 아예 가져오지 않는 게 좋다. 소지 금지 물품 가운데 휴대전화, 스마트워치 등 스마트 기기, 디지털카메라, 전자사전, MP3 플레이어, 카메라펜, 전자계산기, 라디오, 통신기능이 있는 시계 등 전자기기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교육부는 “특히 통신기능이 포함된 시계에 대한 점검은 매우 엄격히 진행될 예정”이라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반면, 수험생들이 ‘반드시 소지해야하는 물품’에는 신분증, 수험표, 검은색 컴퓨터용 사인펜, 수정테이프 등이 있다. 통신 기능이 없는 아날로그 시계도 챙기는 게 좋겠다.
교육부는 이같은 부정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모든 복도감독관에게 휴대용 금속 탐지기를 보급해 부정행위에 이용될 만한 기기 반입을 막기로 하는 등의 대책도 내놨다. 아울러 시험 감독이 용이하도록 시험실 당 응시자를 28명(4줄*7명)으로 제한하고, 시험실마다 감독관 2명(4교시는 3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과 함께 수능에서 조직적인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다음달 1일부터 교육부 누리집에 ‘수능 부정행위 신고센터’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진석 교육부 대학정책실장은 “수험생이 의도치 않게 부정행위자로 처리돼 수년간 준비한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수험생 유의사항을 반드시 숙지해달라”고 당부했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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