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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물갔다고? 퍽이나!…‘작은거인’ 지온타의 도전

등록 2018-01-02 20:23수정 2018-01-02 20:57

170㎝ 키 스피드·기술로 극복
15시즌·1006시즌 뛰며 289골 기록
불혹 앞두고 새 팀 찾지 못했지만
‘현역 같은 비현역’ 대표팀 발탁
경험·근성으로 마지막 올림픽 도전
브라이언 지온타(버펄로 세이버스)가 2016년 12월 열린 디트로이트 레드윙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슛을 하고 있다. 디트로이트/AFP 연합뉴스
브라이언 지온타(버펄로 세이버스)가 2016년 12월 열린 디트로이트 레드윙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슛을 하고 있다. 디트로이트/AFP 연합뉴스
브라이언 지온타(39·미국)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작은 거인’이다. 세계 최고 아이스하키리그인 엔에이치엘 선수들의 평균 키는 185㎝, 몸무게는 100㎏에 육박한다. 이들은 최대 시속 50㎞ 안팎으로 얼음을 지치며 프로스포츠 가운데서도 가장 거친 형태의 몸싸움인 ‘보디체크’를 숨 돌릴 틈 없이 벌인다. 그 사이로 지름 7.6㎝짜리 퍽을 때려 골문 안으로 넣어야 한다.

지온타의 신체 조건은 키 170㎝, 몸무게 80㎏에 불과하다. 비슷한 체격의 또다른 엔에이치엘 스타 조나탄 마시소(173㎝·플로리다 팬서스)는 신체 조건과 관련한 리그의 편견에 대해 “과거에 키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늘 편견에 시달렸고, 프로팀들로부터 외면을 당했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지온타는 엔에이치엘에서 공격수인 라이트윙으로 15시즌을 뛰면서 통산 1006경기에 출전해 289골, 299도움(득점 포인트 588개)을 올렸다. 지난 시즌에도 15골 20도움을 기록했다. 특유의 스피드와 기술, 근성으로 신체 조건의 열악함을 뛰어넘었다. 이 때문에 ‘신체 조건의 우월함만으로 스포츠를 온전히 지배할 수 없다’는 영감을 준 인물로 통한다. 그러나 올해 불혹을 한 해 앞둔 그는 버펄로 세이버스와 계약을 끝낸 뒤, 이번 시즌 새 팀을 찾지 못했다.

지온타가 2월 2018 평창겨울올림픽에서 또다른 도전에 나선다. 2일(한국시각) 미국은 평창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대표팀에 지온타를 선발한 뒤, 그에게 팀을 이끌 주장 완장을 맡겼다. 뜻밖의 상황이 벌어지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해 엔에이치엘 사무국이 ‘올림픽 출전으로 리그 파행 운영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소속 선수 전원의 평창올림픽 불참을 선언하자, 미국 대표팀은 전직 엔에이치엘 선수를 비롯해 대학과 국외 리그 진출 선수들로 팀을 꾸리기로 했다. 지난여름 지온타는 엔에이치엘이 아닌 다른 리그의 계약 제안을 물리치고, 하부리그(AHL) 버펄로 세이버스에 합류해 대표팀 선발만을 목표로 훈련을 해왔다. 지온타는 대표팀 선발 직후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이에스피엔>(ESPN)과의 인터뷰에서 “평창올림픽에서 엔에이치엘 선수들을 볼 수 없다는 것은 불행하지만, 덕분에 엔에이치엘에서 뛰지 못한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가할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지온타가 지난해 11월1일(현지시각)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 G-100일 행사에 참가해 소감 등을 밝히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브라이언 지온타가 지난해 11월1일(현지시각)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 G-100일 행사에 참가해 소감 등을 밝히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지온타는 직전 시즌까지 엔에이치엘 선수로 뛰었던 ‘현역 같은 비현역’인데다, 리그뿐 아니라 일찌감치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는 등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 앞서 그는 20대 초반이던 2006 토리노겨울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이름을 올려 6경기 4골을 기록한 바 있다. 리그에서도 여러 팀을 오가며 7시즌이나 주장 완장을 찰 만큼 풍부한 경험을 자랑한다. 우승 경쟁국인 러시아가 이번 대회 출전 금지 처분을 받았고, 캐나다 역시 엔에이치엘 선수가 빠진 상태여서 충분히 금메달을 노려볼 수 있다. 지온타는 국가대표 주장 선임이 발표된 이날 트위터에 “올림픽에서 다시 붉은색, 하얀색, 파란색으로 꾸며진 옷(미국 아이스하키 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돼 영광스럽다. 평창에서 금메달을 ‘뒤쫓는’ 시간을 기다리기 힘들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미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지온타와 함께 대학 선수, 국외 리그에서 활동 중인 현역 프로 선수들을 중심으로 대표팀 23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골키퍼인 ‘골리’ 2명은 이번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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