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들과 여성인권단체 관계자들이 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한국여성의진화 고미경 상임대표, 이명숙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대표변호사, 극단 미인 김수희 대표, 연극인 홍선주, 이재령, 한국성폭력상담소 이미경 소장. 연합뉴스
‘#미투’ 운동 이후 처음으로 피해 당사자와 변호인, 여성단체가 모여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문화예술계 내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5일 낮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윤택 전 예술감독 성폭력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가해자 처벌, 피해자에 대한 치유를 촉구했다.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는 “피해자들은 수사·사법기관에서 피해자를 의심하는 태도에 또다시 좌절하고 자책하는 2차 피해를 입고 있다”며 “피해자의 법적 권리가 보장될 수 있는 피해자 옹호 및 조력 시스템을 견고하게 갖추고,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성평등과 인권교육을 촘촘히 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예술감독의 성폭력 사실을 증언한 피해자 3명의 발언도 이어졌다. 이 예술감독의 성폭력 사실을 처음 폭로했던 극단 미인 김수희 대표는 “어제 이 자리를 상상하면서 힘들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보다 더 많이 힘들다”며 “피해자들과 함께 고소장을 쓰기까지 참 고단한 시간이었지만, 고통받으신 많은 분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연극인 홍선주는 “저희의 이런 고백들로 지금도 연극 현장에서 뜨거운 땀을 흘리는 후배들이 마음 편하게 연극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 저희들의 자식들은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피해자 공동변호인단의 대표로 나선 이명숙 법무법인 나우리 변호사는 “공동변호인단은 우리 사회의 미투 운동에 적극 공감하고 힘이 되어줌으로써 뿌리깊은 성폭력과 이에 대한 침묵을 없애기 위해 모였다”며 “가해자를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엄히 단죄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성숙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수희 대표 등 이 예술감독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피해자 16명은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이윤택 사건 피해자 공동변호인단’은 101명에 이른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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