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효과 100% 보장”, “수술 뒤 바로 출근 가능”.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 이런 문구를 내세운 성형외과 광고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치료 효과를 보장한다는 내용은 단골처럼 등장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성형수술 결과가 머릿속에 그려왔던 모습과 어긋나 ‘쓴맛’을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칠 때, 수술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김아무개(40대)씨도 성형 실패로 소송전을 벌였다. 김씨는 쌍꺼풀 수술 뒤 부자연스럽게 바뀐 눈 모양이 고민이었다. 2015년 가을, 김씨는 눈두덩이 한참 위쪽에 있는 쌍꺼풀이 눈매에 자연스럽게 걸치도록 교정하기로 마음먹고 서울 강남구의 한 성형외과를 찾았다. 김씨는 1000만원을 들여 눈매 교정과 앞트임 재수술을 받았다.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김씨는 의사를 상대로 수술이 실패했으니 진료비를 반환하라는 소송을 냈다. 성형외과 쪽은 수술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돈을 토해낼 수는 없고, 성공을 완전히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성형외과 쪽이 어떤 약속을 했고, 약속대로 수술이 됐는지를 두고도 양쪽이 맞섰지만, 재판에서 김씨가 자세한 상담 내용을 증거로 제출한 덕분에 약속 내용이 비교적 명확히 드러났다.
결국 판사는 눈매 교정 수술과 달리 앞트임 수술은 실패했다고 보고 2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의사가 별다른 잘못이 없는 한 결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위임) 일반 진료행위와 달리, 성형수술은 ‘완성도’가 중요하다(도급)는 특성에 주목한 것이다.
성형수술 외에 치과 치료에서도 의료행위의 ‘완성도’를 따지는 판례가 있다. 치과의사가 70대 여성에게 치아에 맞지 않는 틀니를 만들어줬다가 진료비 150만원을 반환한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병원 쪽이 목표치를 약속한 적이 없는데도 단지 ‘결과가 별로’라는 이유로 진료비를 돌려달라고 소송을 했다가 패소한 판례도 있다. 또 성형수술의 실패가 환자의 건강상태나 과거 수술 전력 등으로 인한 것이라면, 병원 쪽에 무조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 법원 판단이다. 자신에게 중요한 의료행위를 앞두고 스스로 몸 상태와 목표치를 정확히 점검해야 한다는 취지다. 현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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