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근거법도 없이…정부 ‘위안부 연구소’ 졸속 설립 논란

등록 2018-08-09 16:46수정 2018-08-09 20:36

여성부 10일 위안부 문제연구소 현판식
법적 근거나 충분한 예산없이 사업 위탁
“정권 변화 관계없이 지속 연구기관 필요”
=
제5회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이었던 지난해 8월14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 남북한 정부에 등록된 피해자 500여명을 상징하는 작은 소녀상 500점이 전시돼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제5회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이었던 지난해 8월14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 남북한 정부에 등록된 피해자 500여명을 상징하는 작은 소녀상 500점이 전시돼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그동안 산발적으로 이루어진 위안부 문제 연구결과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미래 세대에게 역사적 교훈을 전하기 위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연구소’가 출범한다. 그러나 명확한 법적 근거나 충분한 예산도 확보하지 않은 채 정부가 ‘졸속’으로 설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성가족부는 9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연구소를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설치하고 10일 오후 3시 현판식을 연다고 밝혔다. 연구소를 중심으로 국내·외 민간기관이나 박물관 등에 흩어진 위안부 관련 기록물을 조사·보존하고, 피해자 증언을 국제 사회에 알리는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 여성부 계획이다. 앞서 여성부는 위안부피해자법상 기념사업 등에 배정된 올해 예산 9억3천만원을 모아 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하고, 여성인권진흥원을 이러한 사업을 위탁할 기관으로 선정했다. 연구소 인력은 소장을 비롯해 모두 6명으로, 9일까지 팀장급 인사는 정해지지 않았다.

그동안 ‘일본군성노예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등 관련 단체에서는 정부 위탁사업 형태가 아닌, 정권 변화나 입김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법률에 근거한 독자적인 기관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해왔다. 박근혜 정부는 2015년 ‘12·28 한-일 위안부 피해자 합의’ 이후 여성인권진흥원에 위탁한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지원사업을 백지화한 바 있다.

연구소 설립을 준비하기 위해 여성부가 경북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제출받은 연구용역보고서를 보면 ‘무엇보다 독립성·지속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돼 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한겨레>가 확보한 ‘국립 일본군 위안부 연구소 및 역사관 건립을 위한 연구보고서’를 보면, 연구진은 연구소·역사관 명칭을 ‘여성인권과평화센터’로 할 것과, 이러한 기관 설립을 위한 법률 제정 등을 제안했다. 올해 초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연구소 설립 근거가 들어간 위안부피해자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아직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았다.

이나영 중앙대 교수(사회학과)는 “충분한 예산도 법도 없는 상태에서 연구소를 급하게 설립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며 “먼저 추진체계를 구성해 국민들과 함께 공론화 과정을 거쳐 장기적으로 어떤 기관으로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여성부 관계자는 “아쉬운 지점이 있지만, 아예 (연구소 설립에) 손도 안대기보다 앞으로 국립연구소로 나아가자는 과제·포부를 안고 사업을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