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집단 식중독 원인으로 보고 있는 풀무원 계열의 식자재 유통기업 푸드머스가 납품한 더블유원에프엔비의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 식약처 제공
식자재 유통회사인 ㈜풀무원푸드머스가 공급한 더블유원에프엔비의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을 급식으로 먹고 식중독 증상이 나타난 학생이 무려 2112명으로 늘어났다. 피해 지역도 제주도를 포함해 전국 9개 시도로 확대됐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방자치단체 보고를 집계한 결과, 이날 저녁 6시 기준으로 유치원 1곳과 초·중·고교 51곳 등 모두 52곳에서 식중독 의심환자 2112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피해 발생 지역별로는 전북 13곳(700명), 경남 11곳(234명), 부산 10곳(626명), 대구 5곳(195명), 경북 5곳(180명), 충북 4곳(122명), 울산 2곳(11명), 경기 1곳(31명), 제주 1곳(13명) 등이다.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광주지방청 등에서 문제가 된 케이크를 가져다 일종의 간이검사를 한 결과, 식중독을 유발하는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 신영민 식약처 식중독예방과장은 “살모넬라균 종류가 다양해 정확한 원인균을 확인하는 데 일주일가량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사인 더블유원에프엔비는 문제가 된 케이크를 8월8일부터 지난 5일까지 7480상자(6732㎏) 생산했으며, 이 가운데 3422상자를 풀무원푸드머스로 납품했다고 식약처는 전했다. 풀무원푸드머스는 이 제품을 자체 운영 사업장 12곳, 학교 174곳, 유치원 2곳, 지역아동센터 1곳 등 모두 189곳에 공급했다. 신영민 과장은 “풀무원푸드머스 이외 업체엔 문제 제품이 공급되지 않았다. 유통기한이 긴 냉동제품이라 팔기 전에 미리 제품을 생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케이크가 제조 과정에서 오염된 건지, 아니면 원재료로 인한 오염인지 등을 살피기 위해 더블유원에프엔비에 재료를 납품한 업체들도 조사 중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환자들은 주로 지난 3~5일 케이크를 섭취했다. 5일 오후부터 해당 제품에 대한 급식 중단이 시행됐기 때문에 살모넬라균 잠복기(6~72시간)을 감안할 때 환자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살모넬라균은 장티푸스나 세균성 이질처럼 환자 격리가 필요할 정도로 전염력이 강한 것은 아니지만 전파 가능성이 있다. 환자 대변이나 설사 속에 균이 있으므로, 화장실을 다녀온 뒤에는 흐르는 물에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손을 씻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편, 식중독 피해가 커지자 풀무원푸드머스는 이날 “해당 제품의 유통·판매업체로서 피해자와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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