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밴드 ‘더 이스트라이트’의 이석철군이 지난해 10월19일 서울 종로구 변호사회관에서 소속사 프로듀서 등으로부터 당한 폭행 피해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다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보이밴드 ‘더이스트라이트’ 멤버 폭행 사건 조사를 시작했다.
소속사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로부터 수년 동안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온 더이스트라이트 전 멤버 이석철(19), 이승현(18)군이 2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인 자격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앞서 이석철, 이승현 형제는 지난 10월 기자회견을 열어 폭행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2015년부터 문아무개 프로듀서는 야구방망이·쇠마이크대·철제봉걸레 등으로 멤버들의 엉덩이를 20대 남짓 때렸다고 주장했다. 2016년 8월엔 ‘연주를 잘하지 못한다’며 이석철군의 목에 기타 줄을 감은 뒤 드럼 박자가 틀릴 때마다 줄을 잡아당겨 목을 조르기까지 했다고 알렸다. 이승현군이 축구를 했다는 이유로 스튜디오에 감금돼 폭행을 당했는데, 김창환 회장은 사건 현장을 목격하고도 “살살 해라”라며 묵인·방조했다고도 주장했다. 해당 프로듀서가 복귀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승현군이 반발하자, 김창환 회장은 그를 밴드에서 퇴출했으며 항의하는 부모들에겐 ‘그러면 밴드에서 나가라’는 등의 협박을 일삼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소속사 쪽은 문아무개 프로듀서의 폭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퇴출 문제를 놓고 소속사와의 고소인 간의 갈등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김 회장은 폭행을 사주하거나 방조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0일 경찰은 문 프로듀서가 이군 등을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문 프로듀서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구속 송치했다. 김창환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회장에 대해서도 폭행 방조 혐의 등을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불구속 송치했다. 김 회장은 김건모, 박미경 등 1990년대 유명 가수들을 성공시킨 프로듀서다. 더이스트라이트는 10대 6인조 보이밴드로 2016년 데뷔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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