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연 동물권단체 케어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논란이 된 안락사 폭로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구조한 동물 수백 마리를 안락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는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20일 개고기 생산 과정을 담은 잔혹한 동영상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케어의 안락사는 대량 살처분과는 다른 인도적 차원의 안락사였다”고 주장한 박 대표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 영상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영상을 올리고 “저를 비난함과 동시에 그리고 비난의 크기만큼 개 도살 금지를 외쳐달라”며 “도살이 없으면 안락사도 없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이번이) 도살도 없고 안락사도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는 기회”라며 “저는 어떠한 비난도 감수하겠다”고 썼다.
박 대표가 올린 동영상은 “본 영상은 개고기 생산 중 벌어지는 폭력적이고 잔인한 장면이 포함되어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 심신미약자의 경우 시청을 자제해달라”는 경고 문구로 시작한다. 동영상에는 몽둥이에 맞아 피를 흘리는 식용견의 모습이 여과 없이 나온다.
누리꾼들은 박 대표가 궁지에 올리자 ‘물타기’에 나섰다며 비판하고 있다. 이경미씨는 박 대표의 페이스북 댓글에서 “당신에게 가해지는 비판을 희석시키기 위해 불쌍한 동물들 영상을 이용하지 말라”며 “반성은커녕 끝까지 가여운 동물들을 당신의 영달을 위해 이용하는 것을 넘어 이젠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이용하다니, 기가 찰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김채원씨도 “개 도살도 막고 상습 학대도 막고 인간이 감히 다른 생명을 죽이는 안락사도 막아야 한다. 그 어떤 생명도 함부로 할 권리는 없다”고 했다. 김도희씨도 “끔찍한 동영상으로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며 “개들의 불행을 볼모 삼아 당신의 행위를 합리화하지 말라”고 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등 동물보호단체들은 지난 18일 서울중앙지검에 사기, 업무상 횡령,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박 대표를 고발한 상태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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