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식 전 대검 공안부장. <한겨레> 자료사진
최근 공안검사 출신 황교안(62·사법연수원 13기) 전 국무총리가 자유한국당 당 대표에 도전한 가운데, 그가 박근혜 정부 시절 장관·총리를 지낼 때 승승장구하던 이른바 ‘황키즈 검사’들도 정치권에 뛰어들고 있다.
30일 법조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황키즈’ 가운데 가장 먼저 정치에 입문한 인물은 정점식(54·20기) 전 대검찰청 공안부장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되자 사표를 던진 정 전 부장은, 최근 오는 4월 치러지는 경남 통영·고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정 전 부장은 황 전 총리가 법무부 장관 시절(2013년 3월~2015년 6월) 최대 치적으로 꼽는 ‘통합진보당 해산’을 주도한 정당 해산 심판 태스크포스(TF)의 팀장을 맡았다. 그는 통진당 해산 직후인 2014년 12월 브리핑을 열어 “위헌 결정이 난 정당의 이념을 전파하거나 옹호하기 위한 집회·시위는 법으로 금지된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대검 공안 1·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2차장 등을 지내는 등 ‘공안 적통’으로 분류되는 정 전 부장은 황교안 법무장관 시절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고성이 고향인 정 전 부장은 2009년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을 맡기도 했다.
윤갑근(55·19기) 전 대구고검장 역시 황 전 총리의 ‘성균관대 법대’ 후배로 대표적인 ‘황키즈’다. 그는 지난해 말 고향인 충북 청주에 사무실을 냈다. 또 고교 동문 송년 모임 등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지역 관계자들과의 접촉면도 넓혀가고 있다고 한다. 청원군 미원면이 고향인 그는 내년 국회의원 선거 출마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고검장은 <한겨레>에 “고향에 일이 많아 사무실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윤 전 고검장 역시 황 전 총리가 법무장관 시절 첫 검사장 승진 인사 명단에 포함됐다. 특히 검사장 승진 이후 서울중앙지검 1차장(2013년 4~12월), 대검 강력부장(2013년 12월~2015년 2월)과 반부패부장(2015년 2~12월)을 거치는 등 검찰 권력이 집중된 ‘서초동’을 벗어난 적이 없을 정도로 인사상 혜택을 누렸다는 말이 나온다. 그는 ‘우병우 라인’으로 알려지면서 2017년 6월 옷을 벗었다.
윤 전 고검장은 공교롭게도 황 전 총리와 당권 경쟁 관계에 있는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청주 상당)의 성균관대 법대 후배이기도 하다.
김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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