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텍 투쟁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공대위)가 18일 오후12시35분께 서울 강서구 등촌동 콜텍 본사 건물 안 사장실에 들어가 박영호 사장과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공대위 제공.
2007년 집단해고 된 기타 제조업체 콜텍 노동자들이 복직 투쟁을 벌인지 13년 만에, 박영호 콜텍 사장이 직접 노사 교섭에 참석하기로 했다. 노조는 18일 박영호 사장을 직접 면담해 이같은 방안에 합의했으며, 박 사장이 참여한 교섭은 3월 초에 진행될 예정이다. 콜텍 노사의 교섭은 지난해부터 이달 13일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진행돼 왔지만 양쪽의 의견 차로 결렬돼 왔다.
콜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공대위)는 18일 오후12시35분께 서울 강서구 등촌동 콜텍 본사 건물 안 사장실로 들어가 박 사장을 직접 만났다. 사쪽 교섭위원이 실질적인 권한이 없다며 사장의 직접 참여를 요구해온 노조는 ‘사장에게 직접 교섭 약속을 받아야만 사장실에서 나갈 수 있다’고 밝힌 뒤 사장실을 점거했고, 회사가 박영호 사장 등 5인이 교섭에 들어가겠다는 약속을 하자 1시간 만에 점거를 풀었다.
노조는 최근 회사에 △해고노동자의 명예로운 퇴직 △낮은 수준의 정리해고 보상금 등을 요구하며 회사와 교섭을 진행해 왔지만, 회사는 노조의 요구안을 모두 거부하며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인근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콜텍지회 지회장은 이날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교섭 내내 벽과 마주하고 있다는 기분을 가졌고, 우리는 박 사장과 직접 교섭이 아니면 이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박 사장과 직접 교섭을 요구하기 위해 회사 건물 안으로 들어갔는데 뜻밖에 박 사장이 앉아있었고 박 사장에게 직접 교섭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진우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집행위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콜텍 해고노동자들이) 처음으로 13년만에 사장실에서 (사장을) 만난 것은 의미가 있다”며 “(교섭이 진행되더라도 기존에 잡았던) 투쟁 계획은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대위는 ‘노동을 존중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기타노동자 친구들의 항의행동’이라는 주제로 내일부터 28일까지 전국 67개 콜트기타 대리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세계 3위의 기타 생산업체였던 콜텍은 모기업 콜트악기의 당기순손실을 이유로 2007년 7월 생산식 노동자 100여명을 한번에 정리해고했다. 그 뒤 해고노동자들은 13년째 한국 최장기 복직 투쟁을 벌였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2009년 정리해고 무효소송 2심인 항소심에서 “사업장 폐쇄를 이유로 한 해고는 위법”이라는 판결을 받고 승소했으나 2012년 대법원은 회사쪽의 정리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권 남용 실태를 발표하며 콜텍 대법원 판결이 쌍용차, KTX사건과 함께 사법권 남용 의혹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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