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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기혼여성 “두 자녀 희망”…현실은 “둘째 생각 접어”

등록 2019-02-27 18:47수정 2019-02-27 22:01

2018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
기혼여성 평균 이상자녀수 2.16명
출산계획 고려 기대자녀수 1.92명
보사연 “원하는 만큼 자녀출산 어려워”

지난해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아이의 수)이 처음으로 1.0명 밑으로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이 1.0명 아래로 내려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한겨레> 자료사진
지난해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아이의 수)이 처음으로 1.0명 밑으로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이 1.0명 아래로 내려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한겨레> 자료사진
37살 김은희(가명)씨는 둘째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을 접었다. 6년 전 결혼과 동시에 가진 첫아이를 낳아 길러보니,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임신 당시 다니던 회사는 출산을 앞두고 그만두었다. 육아휴직을 내는 것조차 눈치가 보이는 상황에서, 여러모로 스트레스를 받느니 육아에 전념하자 싶었다. 1년 동안 아이를 기르면서,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다시 맞벌이를 하게 된 은희씨 부부는 고민 끝에 아이가 4살이 될 때까지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았다. 아동학대나 안전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의사 표현을 하지 못하는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기는 것이 불안했다. 이런 상황에서 친정어머니가 육아 부담을 덜어주지 않았다면 재취업은 못 했을 것 같다. 남성 육아휴직자가 늘고 있다지만, 남편 직장에서 육아휴직을 쓰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도 계속 일을 할 수 있을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은희씨처럼 출산·양육과정에서 부닥치는 어려움 탓에 애초 희망한 출산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내놓은 ‘자녀 출산실태와 정책 함의’ 보고서를 보면,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결과 15∼49살 기혼여성이 원하는 평균 이상자녀수는 2.16명으로 나타났다. 2015년 조사 당시 이상자녀수 2.25명보다는 줄어든 수치이나 대체로 두 자녀를 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출산한 자녀수와 향후 출산을 고려한 자녀수를 합친 평균 기대자녀수는 1.92명이었다. 연구진은 “출산계획을 고려한 기대자녀수가 이상자녀수에 미치지 못하는 건, 원하는 만큼의 자녀 출산에 어려움이 있음을 의미한다”며 “기혼여성 가운데 ‘전문가로서의 경력을 쌓기 위해선’ 무자녀가 적정하다고 응답한 비율(37.5%)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등 일·가정 양립이 어렵고 자녀 양육에 많은 비용이 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정부는 출산율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는 대신 ‘2040세대 삶의 질’ 개선으로 정책 방향을 바꾸고, 배우자 출산휴가 확대나 근로시간 단축, 공보육 시설 확충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만으로 실제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이들이 겪는 ‘돌봄 공백’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27일 통계청 발표를 보면 지난해 태어난 첫째 아이는 한해 전보다 5.9%, 둘째 아이는 10.5%, 셋째 아이는 19.2% 감소했다. 특히 둘째·셋째 아이 감소폭이 큰 데 대해 이삼식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한명도 기르기 힘든데 둘·셋, 그 이상 낳으려면 소득이나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 무자녀 혹은 한 자녀만 낳는 경향이 강해지니 둘째·셋째 아이가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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