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선생이 서울 서대문형무소 안 자신의 전시물 앞에서 손자와 함께 서 있다. 경찰청 제공
민갑룡 경찰청장이 20일 독립운동을 하다가 해방 이후 경찰에 투신해 활동한 김영진(92) 선생의 집을 찾아 감사의 뜻을 표했다.
경찰은 이날 1944년 광복군 제3지대 상해 특파공작원으로 활동했고, 해방 이후 김구 선생을 경호한 김 선생이 경찰에 투신해 26년 동안 활동해온 사실을 최근 확인하고 최대한의 예우를 다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선생의 행적이 새로 확인되면서 경찰청이 집계하고 있는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관은 모두 33명이 됐다.
김 선생은 1927년 경북 봉화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금광이 일본인에게 넘어가자 서울에 있던 큰아버지 집에서 신문 배달을 하며 학업을 마쳤다. 16살이던 1943년 독립운동을 위해 중국으로 건너가 광복군 최연소 대원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후 광복군 제3지대에서 3개월간 훈련을 한 뒤 특파공작원으로 상해에 파견되어 일본군에 징병된 한국인 병사를 탈출시키거나 군자금을 모으는 활동을 했다.
김 선생은 1945년 3월 체포됐지만, 당시 미성년자였기 때문에 극형을 면할 수 있었다. 김 선생은 단기 3년, 장기 5년형을 받아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어 있던 중 광복을 맞이했다. 해방 후 김 선생은 김구 선생의 경호원으로 1년 동안 일했으며 1949년 9월 경찰에 발을 들여 부산시경 등에서 근무하다 1976년 정년퇴직했다. 1990년에는 독립운동을 한 공적이 인정돼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평생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김 선생을 경찰의 표상으로 삼아 후배 경찰관들의 귀감이 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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