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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1919 한겨레] 일왕에게 경고하오…19살 유생의 기개

등록 2019-04-03 07:32수정 2019-04-03 07:48

만세꾼 돋보기ㅣ“일본왕, 한국 강탈…”
열아홉살 양주 유생 유해정군의 기개
황실 모독죄로 징역 3년형 선고 받아
젊은 유생이 다이쇼 일왕 앞으로 경고문을 써서 화제다. 사진은 다이쇼 일왕. 한겨레 자료사진
젊은 유생이 다이쇼 일왕 앞으로 경고문을 써서 화제다. 사진은 다이쇼 일왕. 한겨레 자료사진

<편집자 주>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역사적인 해를 맞아 <한겨레>는 독자 여러분을 100년 전인 기미년(1919)의 오늘로 초대하려 합니다. 살아 숨 쉬는 독립운동가, 우리를 닮은 장삼이사들을 함께 만나고 오늘의 역사를 닮은 어제의 역사를 함께 써나가려 합니다. <한겨레>와 함께 기미년 1919년으로 시간여행을 떠날 준비, 되셨습니까?

약관에도 이르지 않은 경기도 양주의 한 젊은 유생이 일본왕에게 경고문을 보낸 사실이 전해져 그 호방함에 박수가 쏟아지고 있다.

올해 열아홉살인 유해정군은 3월 만세운동이 터지자 이에 찬성하여 그 취지를 일본왕에게도 알려야겠다고 생각하였다. 하여 유군은 3월 하순 무렵 집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경고문을 일필휘지로 적었다. “이태왕(고종)을 속여 조선을 강탈하고 이태왕을 독살한 것은 분하여 참을 수 없다. 또한 만국에서는 조선의 독립을 승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돌려주길 꺼린다면, 분개한 백성이 일제히 궐기하여 불의한 나라에 보복할 것이다. 신하도 역시 한칼에 원한을 씻을 날이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 유군은 일본인들의 ‘천황’을 일본왕이라 하고, ‘폐하’ 대신 ‘전하’라 낮추어 불렀다.

유군은 이를 일왕에게 전달하여달라는 취지로 일본 동경부 부윤(동경부 지사)에게 발송하였다고 한다. 비록 고종이 독살당하였다는 소문은 근거가 미약하고 만국이 조선의 독립을 승인하였다는 것 또한 현재로선 사실이 아니나, ‘천황’을 일본왕으로 적어 격하하는 등 젊은 유생의 기개가 가상하다. ♣?H5s유생 유해정은 이 편지 한통을 보낸 뒤 일본 천황을 모독하는 ‘황실에 관한 죄’를 저지른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는다. 민족대표 손병희의 형량과 같다.♣?]

△참고문헌

권보드래, <3월 1일의 밤>(돌베개·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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