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4월 안종범 당시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서울 내곡동 헌인마을을 뉴스테이 사업지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국토부는 ‘사업지구 지정이 어렵다’는 취지로 여러 차례 보고했고, 결국 검토는 없던 일이 됐다. 여기에는 박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최서연으로 개명)씨와 그의 최측근인 ‘데이비드 윤’이 있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뉴스테이 사업지구 지정과 관련해 개발업자로부터 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알선수재) 등으로 기소된 한아무개(38)씨에게 징역 3년6개월과 추징금 1억5천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한씨는 2016년 3~4월께 최씨의 측근인 데이비드 윤과 함께 한 개발업자에게 “최씨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을 움직여 뉴스테이 촉진지구로 지정받게 해주겠다”며 50억원을 받기로 약속한 뒤, 5월께 착수금 명목으로 3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두 사람은 명품 수입업체를 설립한 뒤 이탈리아 명품회사의 지사라고 속여 4억8천여만원어치 물건을 판 혐의(사기)도 받는다.
1·2심은 “알선수재 범행에서 알선의 대상이 된 공무원의 직무가 다수의 이해관계인이 존재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에 관한 것으로 죄질이 무겁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따랐다.
독일 국적인 데이비드 윤은 현재 인터폴 적색 수배 상태다. 그는 최씨의 ‘집사’ 역할을 하며 박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독일을 방문할 때마다 통역을 전담할 만큼 최씨나 박 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