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결혼하면 끝이야.” “남자가 무슨 육아휴직이야.” “애가 자주 아프네.” 직장인들은 ‘결혼·출산·육아’와 관련된 이같은 대화들을 가장 바꾸고 싶은 직장 내 성차별적 발언으로 꼽았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노동자의 날’을 맞아 직장인 1205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성차별 현황과 개선방안’을 조사해 29일 발표했다. 조사결과를 보면, 남녀 모두 결혼·출산·육아와 관련된 직장 내 성차별 언행을 가장 바꾸고 싶은 발언(21.5%)이라 답했다. ‘이런 건 여자가 해야지’와 같은 태도·성격에 관한 발언(15.6%)과 ‘남자가 그것도 못하냐’는 식의 능력에 대한 언급(13.5%)이 그 뒤를 이었다. 외모지적(12.3%)과 커피·다과·정리·청소 요구(10.7%), 회식·술자리·분위기 강요(5%) 등도 직장 내 성차별적 발언으로 꼽혔다.
‘직장에서 성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한 전체 응답자는 1002명(83%)이었으며, 이 가운데 여성은 858명(87%), 남성은 144명(67%)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성은 아이 때문에 연차를 쓸 때 ‘여자는 이래서 안 돼’라는 식의 말(21.3%)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여직원이 정리청소를 해야지’처럼 성별 고정관념 태도나 성격을 요구하는 일(15.2%)도 여전했다.
남성은 “남자는 육아휴직하면 안 돼, 승진 못해” 등의 발언을 주된 성차별적 언행(22.5%)이라고 느꼈다. 그 다음으로는 “남자가 왜 그렇게 말이 많아” “남자가 왜 이렇게 말랐냐” 등 성별 고정관념적 태도(17.6%)가 빈번하다고 했다.
반대로, 직장에서 경험해 본 성평등 사례로는 남녀 모두 출산·육아 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문화(30.3%)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이어 외모에 대한 지적 등을 하지 않는 사내 분위기(14.8%)가 그 다음을 차지했다. 업무배치·교육·연수 기회 균등(6.9%), 임금·채용·평가·승진의 균등(6.6%), 성평등언어 사용(3.4%) 등이 꼽혔다. 서울시가족재단은 개선방안으로 성평등 사례 확산을 통해 성차별적 언행을 바꾸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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