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소를 상표로 쓰는 ‘레드불’과 ‘불스원’의 상표분쟁에서 대법원이 레드불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에너지음료를 만드는 글로벌 기업 레드불이 한국 자동차용품 기업 불스원을 상대로 낸 상표등록무효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 레드불의 서비스표는 2005년부터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원에서 레드불 레이싱팀의 표장으로 사용되었고, 그 사용 기간은 피고의 서비스표 출원 당시를 기준으로 5년이 넘는다”며 “피고의 상표 출원 당시 원고의 상표는 자동차 레이싱팀 운영 및 스포츠 이벤트 제공업과 관련해 외국의 수요자 사이에 특정인의 서비스표로 인식되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 상표의 표장은 지배적인 인상이 피고가 1999년경부터 사용하던 실사용 표장들과는 유사하지 않아 실사용 표장을 기초로 만들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고는 원고의 국내 영업을 방해하는 등의 방법으로 원고에게 손해를 가하려고 하는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사용하기 위해 이 사건 등록상표서비스표를 출원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2014년 레드불은 불스원의 상표가 자사의 상표를 모방하고 자사에 손해를 가하려는 부정한 목적으로 등록됐다며 상표등록 무효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1심 격인 특허심판원은 “지배적인 인상을 남기는 외관이 다르다”며 레드불의 청구를 기각했다. 2심인 특허법원은 “두 표장은 모두 오른쪽으로 도약 또는 돌진하는 붉은 소의 형상인 점에서 그 지배적인 인상이 동일·유사하다”면서도 “상표가 자동차 레이싱 상담 운영 및 스포츠 이벤트 제공업과 관련해 외국의 수요자 간에 특정인의 서비스업을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또 “원고의 국내 영업을 방해하는 등의 방법으로 원고에게 손해를 가하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는 등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른 판단을 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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