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청문회 준비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한 빌딩에서 나와 대국민 기자간담회를 하기 위해 국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을 소환 조사한 검찰이 17일에는 ‘허위 인턴 확인서’ 의혹과 관련해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관계자를 불러 조사했다. 사모펀드 의혹과 더불어 조 장관 일가의 양대 의혹으로 꼽히는 자녀 부정입시 의혹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표창장 위조 혐의로 기소된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소환도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장관 일가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이날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관계자를 불러 조 장관 딸 조아무개씨의 인턴 과정과 인턴 확인서 발급 경위를 조사했다. 조씨는 한영외고 3학년이던 2009년 5월 조 장관이 교수로 있던 서울대 법대의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을 하고 확인서를 받았다. 조씨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의학논문의 책임저자인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의 아들 장아무개(28)씨도 같은 확인서를 받았다. 장씨는 검찰 조사에서 자신은 인턴을 한 적이 없고 확인서도 조씨가 받아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의 인턴 경력은 고교 생활기록부에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씨가 실제 인턴을 했는지, 인턴 확인서가 공식적으로 발급된 것인지, 아니라면 발급되는 과정에 조 장관이 개입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조 장관은 인사청문회 등에서 “딸과 딸이 속한 동아리 학생들이 실제 인턴을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전날 조 장관 딸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의학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된 경위와 허위·과장 인턴십 활동 의혹 등을 조사했다. 조 장관 직계가족 중 첫 소환 사례다. 조씨는 2007년 한영외고 재학 중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에서 인턴을 한 뒤 영어로 쓰인 의학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인턴 경력은 고려대 입학 전형에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적었다.
조 장관은 그동안 이 논문이 대학에 제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지만, 검찰은 고려대에서 압수한 증빙자료 제출 목록을 통해 논문이 학교에 제출된 것을 확인했다. 검찰 조사를 받은 한 고려대 교수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증빙제출 목록에 ‘단국대 의과학 인턴 관련 논문’이라고 적혀 있어 논문이 실제 제출된 것으로 봐야 한다. 검찰 조사에서 ‘입학사정관이 채점할 때 논문이 눈에 띄었을 것 같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조 장관 딸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3일만 출근하고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받은 의혹 등도 받고 있다.
또 검찰은 이날 사모펀드 관련 의혹의 핵심인물로, 국외 도피했던 우아무개 전 더블유에프엠(WFM)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우 전 대표는 조 장관 5촌조카와 함께 사모펀드 운용사를 실질 운용하면서 코스닥 상장사인 더블유에프엠을 무자본으로 인수하고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조 장관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난 6일 밤 검찰이 법원에 접수한 정 교수의 공소장이 이날 국회에 제출됐다. 법무부가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제출한 정 교수 공소장을 보면, 검찰은 2011~2015년 동양대 어학교육원장을 맡은 정 교수가 2012년 성명 불상자 등과 공모해 딸이 외부활동을 주요 평가 요소로 보는 특별전형으로 국내외 대학원에 진학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총장 명의 표창장 1장을 위조했다고 밝혔다. 공소장은 2쪽이지만, 공소사실은 3분의 2쪽가량으로 간단했다. 공소장 제출이 보통의 경우보다 늦어진 경위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대검이 지난 11일 법무부에 공소장을 보낸 뒤 6일 만인 17일에야 국회에 전달됐기 때문이다. 야당은 ‘조 장관이 공소장 제출을 승인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12~15일은 추석 연휴였고 16일에는 결재 간부가 외부 일정이 있어 처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최우리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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