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한겨레> 자료사진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이 먼저 제기한 이혼소송에 최 회장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맞소송을 냈다. 이혼에 줄곧 반대한 것으로 알려진 노 관장은 입장을 바꿔 최 회장에게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청구했다.
4일 노 관장은 서울가정법원에 최 회장이 낸 이혼소송에 대한 반소를 제기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세월은 가정을 만들고 이루고 또 지키려고 애쓴 시간이었다. 힘들고 치욕적인 시간을 보낼 때에도 일말의 희망을 갖고 기다렸다. 그러나 이제는 그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남편이 저토록 간절히 원하는 ‘행복’을 찾아가게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관장이 이혼 의사를 밝히면서, 소송에서는 최 회장이 보유한 재산분할에 관한 공방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유책 배우자인 최 회장에게 3억원의 정신적 위자료와 최 회장이 보유한 에스케이(SK)㈜ 주식의 42.3%에 대한 재산분할을 청구했다. 현재 최 회장은 에스케이 그룹 전체 지분의 18.29%(1297만5472주)를 보유하고 있어, 노 관장이 분할을 청구한 지분은 전체 그룹 지분의 7.73%에 이른다. 금액으로는 이날 종가 기준(25만3500원)으로 1조3천억원 정도다. 노 관장의 청구가 받아들여지면 548만8490주를 갖게 돼, 최 회장에 이어 에스케이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에스케이 쪽은 “최태원 회장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2015년 최 회장은 한 일간지에 편지를 보내 혼외 자녀를 공개하며 노 관장과 이혼 의사를 밝혔다. 그 뒤 최 회장은 2017년 7월 노 관장을 상대로 이혼 조정을 신청했으나, 세 차례의 조정에도 합의에 실패해 정식 소송을 진행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22일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이혼소송 4회 변론 기일에 직접 출석했다. 다음 변론 기일은 다음해 1월17일로 예정됐다.
장예지 김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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