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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교도소서 20년 넘게 화장실 모습까지 CCTV 노출” 인권위 “사생활 침해”

등록 2020-02-12 13:51수정 2020-02-12 14:05

인권위, 법무부 장관에게 독방 수용 등 기준 마련 권고
국가인권위원회. <한겨레> 자료
국가인권위원회. <한겨레> 자료

교도소가 인성검사 결과 및 수형 생활 태도 등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수용자를 20년 넘게 독방에 가두고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등 영상감시를 지속하는 것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크게 제한하는 것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1990년 7월 무기징역 확정판결을 받은 ㄱ씨는 1997년 탈옥해 1999년 다시 붙잡힌 적이 있으며 2011년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적이 있었지만 그 이후 9년 동안은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3년마다 실시되는 교정심리 검사결과도 일반 수용자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독방 수용과 CCTV 감시가 이어지자 ㄱ씨는 “교도소 내에서 징벌 없이 생활하고 있음에도 거실 내에 설치된 CCTV를 통해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모습까지 노출되고 있다. 계호상 독거수용과 전자영상장비계호가 20년이 넘도록 지속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ㄱ씨가 수감되어 있는 교도소 쪽은 “ㄱ씨가 1997년 화장실 쇠창살을 쇠톱으로 절단하고 도주한 전력이 있어 일일중점관찰대상자로 지정·관리해오고 있고 극단적 선택을 기도한 전력이 있다”며 “교정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수용생활의 안정을 위해 전자영상장비를 이용하여 계호하고 있으며 독거수용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독거수용은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유지를 위함이며 ㄱ씨의 경우 장기 수형생활로 인한 정서적 불안으로 언제든지 자살, 도주를 시도할 우려가 있고 시설의 안전과 질서를 해하는 행위를 할 수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에서 전자장비를 이용하여 계호할 필요가 있다”고 인권위에 밝혔다.

하지만 인권위는 “독거수용과 전자영상장비를 이용한 계호는 교정사고를 방지하고 수용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최소한도로 실시되어야 한다”며 “(교도소 쪽이 이런 조처의) 지속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인성검사 결과 및 수형생활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였다는 합리적인 이유를 발견하기 어렵고 형의 집행과 도망의 방지라는 구금의 목적에 한하여 최소한도로 기본권을 제한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히 “구금시설 내 전자영상장비 계호는 수용자의 모든 행동이 24시간 지속적으로 감시할 수 있고 녹화됨으로써 수용자의 사생활을 완전히 제한하는 것이므로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최소한도로 실시되어야 한다”며 “ㄱ씨의 과거 형이 확정되는 시점에 인성검사에서 자살 우려 성향이 높게 나타나 전자영상 계호를 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후 수용자의 수용 생활을 종합하여 전자영상계호의 필요성을 정기적으로 재평가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인권위는 법무부 장관에게 “수용자에 대한 계호상 독거수용 및 전자영상장비계호와 관련하여 합리적인 기준을 만들라”고 권고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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